컨텐츠 바로가기

    12.08 (월)

    이슈 코로나19 백신

    "내 병은 코로나 백신 탓" 미국 남성, 질병센터에 총기 난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범인, 자기 질병이 코로나 백신 탓이라 생각
    "케네디, 백신 거짓말 통해 CDC 악마화"


    한국일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9일, CDC 본부 건물 창문에 총알이 관통한 구멍이 보이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에 빠져 있던 한 미국 남성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건물에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DC 본부 건물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범인과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범인이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경찰과의 총격전에 의해 사망한 것인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총격 사건 중 숨진 경찰관은 미 해병대에서 복무했으며 올해 3월 경찰에 입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은 애틀랜타 교외 출신의 30세 패트릭 조셉 화이트로, 평소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에 집착해 자신의 질병이 백신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수사 당국이 밝혔다. NYT에 따르면 범인은 최근 몇 주 동안 정신건강 지원을 요청했고, 범인의 아버지는 전날 경찰에 아들이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신고했다. 범인의 이웃들은 백신 음모론에 대한 그의 집착이 약 1년 전쯤 시작된 것 같다고 매체에 전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장관은 이날 보건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그 누구도 타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동안 폭력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다만 평소 백신 음모론을 주장해온 케네디 장관이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간 케네디 장관은 CDC를 향해 "부패의 소굴이자 파시스트 조직"이라 비난하는가 하면, "CDC가 어린이 백신 접종 피해를 은폐했다"며 가톨릭계의 아동 성 학대 은폐에 비유하기도 했다. CDC에서 해고된 직원들의 단체인 '파이어드 벗 파이팅'은 성명을 통해 "케네디 장관은 과학과 백신에 대한 지속적인 거짓말을 통해 CDC를 악마화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