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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8.21.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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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사면·복권을 단행하면서 조 전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사면은 형의 집행을 면제해준 것을 의미하며 복권은 잃었던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피선거권 회복으로 돌아온 차기 대선 잠룡인 조 전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정치권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별사면·특별감형·특별복권·특별감면 조치 등에 관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조 전 대표와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최강욱·윤미향·홍문종 전 의원 등이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 전 대표의 경우 잔형집행면제(사면)뿐 아니라 정치 복귀가 가능한 복권 조치까지 단행됐다. 수감된지 약 8개월 만이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혁신당을 창당하고 4월 총선에서 '12석의 바람'을 일으키며 여의도에 입성했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정국 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 등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전 대표에 징역 2년 형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조 전 대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고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이날 사면·복귀 조치로 조 전 대표는 단숨에 범진보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됐다.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처럼 대형 팬덤을 보유한 인기 정치인이다. 대통령 연임에 관한 헌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범진보진영 최대 팬덤을 보유한 조 전 대표의 정계 복귀는 국민의힘 등 야권뿐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 대통령을 제외하면 충성도 높은 대형 팬덤을 보유한 정치인을 찾기 쉽지 않다. 2000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강성 팬덤은 대선 승리의 열쇠로 작용해왔다. 다음 대선이 열리는 2030년까지 여당인 민주당의 최대 위협 요인이 국민의힘이 아닌 조 전 대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혁신당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과 경쟁 관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어 조 전 대표의 등장에 대한 부담은 5년 뒤 대선이 아닌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부터 여당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조 전 대표가 혁신당 대표직에 복귀한 뒤 내년 지방선거 또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직접 등판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출마시키고 자신은 고향인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범진보진영 단일화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주목도와 달리 실제 선출직 정치 경험은 6개월여의 의원 생활이 전부였던 만큼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한 뒤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이란 시각이다.
한편에서는 여의도 복귀에 무게를 둔 관측을 내놓는다. 민주당으로부터 서울시장 단일 후보를 양보받기 힘든 상황에서 중앙 정치와 거리가 있는 부산시장을 지낸 것만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역대 기초자치단체장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대권의 꿈을 이룬 이 대통령도 성남시장·경기지사를 차례로 지낸 뒤 출전한 대선에서 패배한 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대선 승리를 일궈낸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조 전 대표의 출마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이날 기준 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인천 계양을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두 곳이 전부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이 연전연승을 거둔 지역구일뿐더러 조 전 대표와의 접점이 부족한 지역이다.
혁신당 내부에서도 조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내년 7월 예정인 전당대회를 조기에 치러 조 전 대표가 다시 당 대표직을 맡아 당의 존재감을 제고해야 한단 주장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출마 등과 관련해선 여러 의견이 혼재한 모습이다.
윤재관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에서는 조 전 대표가) 사면 후 전속력으로 100m달리기를 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출발선에 선 마라토너의 입장"이라고 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 전 대표의 출마와 관련해) 큰 틀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을 잡는 것은 필요하다. 어떤 것이든 열어놓고 논의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이 확정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 전 대표 출마 이야기는 너무 앞섰다"며 "내년 선거보다 내란 청산과 개혁 과제를 놓고 조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기)전당대회의 경우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대로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당 내부에서 의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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