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길창덕 화백의 대표작 ‘꺼벙이’ 표지. 케이씨디컴퍼니 제공 |
40~50대가 기억하는 추억의 명랑만화 캐릭터 ‘꺼벙이’가 탄생 55돌을 맞아 새롭게 돌아온다. 콘텐츠 기업 케이씨디컴퍼니는 고 길창덕(1929∼2010) 화백의 대표작 ‘꺼벙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아이피(IP) 확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길 화백의 저작권을 기반으로 지난해 출범한 이 회사는 고인의 딸 길혜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꺼벙이’를 짧은 길이의 쇼트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네칸 만화 속 캐릭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선보이며, 완성된 작품은 네이버웹툰 ‘컷츠’를 통해 공개한다. 길 화백 특유의 장난기 어린 손글씨를 복원한 ‘길창덕체’ 서체도 함께 제작해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한다.
고 길창덕 화백. 연합뉴스 |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고우영 화백의 ‘서유기’와 함께 이번 쇼트폼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박인하 서울웹툰아카데미 이사장이 총괄 디렉터를 맡았다. 이와 별도로 잡지 ‘만화왕국’, 신문 ‘소년중앙’ ‘소년조선일보’에 실렸던 ‘꺼벙이’를 묶은 완전판과 ‘순악질여사’ ‘재동이’ ‘고집세’ 등 길 화백의 대표작 전집도 복간될 예정이다.
‘꺼벙이’는 1970년 ‘만화왕국’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한 뒤, 1973~1977년 ‘소년중앙’, 1980~1990년 ‘소년조선일보’에서 1584회 연재된 작품이다. 단순한 어린이 만화를 넘어, 한국 대중문화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생활형 유머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졸린 듯 반쯤 감긴 눈과 머리 위 동그란 ‘땜빵’으로 상징되는 꺼벙이는 어수룩하지만 정 많은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냈다. 네칸 만화 형식 안에 기승전결을 압축하며, 말장난과 상황 반전을 활용한 위트 있는 대사와 소소한 해프닝으로 따뜻한 인간미를 자아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만화 ‘꺼벙이’. 한겨레 자료사진 |
‘꺼벙이’는 1970~1990년대의 사회 분위기와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반영해 사료로서의 가치도 인정받는다. 어린이에게는 장난기 가득한 캐릭터극이었지만, 성인 독자는 세태 풍자와 현실 비유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길 화백 특유의 단순하고 명료한 선, 절제된 묘사는 캐릭터의 개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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