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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넷플릭스 세상 속으로

    "넷플릭스가 만들어 주길"… OTT 공룡의 독주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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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 빠진 시청자들
    평론가 "자극적 색채, 한국 콘텐츠 다양성 해칠 수 있어"
    방송국의 치열한 고민 필요


    한국일보

    넷플릭스는 '지금 우리 학교는'등 막대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을 완성도 높게 구현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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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는 OTT 공룡이라고 불린다. 세계를 무대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하며 콘텐츠 업계를 주름잡는 중이다. 넷플릭스의 작품이라면 완성도를 믿고 보는 시청자들도 있다.

    넷플릭스의 이름을 단 작품들은 큰 스케일의 세계관도 완성도 높게 구현해냈다.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대표적이다. 2009년 막을 올린 원작 웹툰이 좀비물 마니아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나 연재 당시 영상 구현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영화 '부산행'이 2016년,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이 2019년 베일을 벗었던 만큼 K-콘텐츠가 좀비물로 성공한 사례도 찾아보기 어려울 때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K-콘텐츠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게 됐고, 그 중심에는 넷플릭스가 있었다.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물론 세계적 인기를 누린 '오징어 게임'까지 막대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이 넷플릭스의 이름을 통해 공개됐다.

    어느덧 대중의 머릿속에는 큰 규모의 세계관은 넷플릭스의 이름을 달고 영상화될 때 성공 확률이 높다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게 됐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 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규모 큰 인기 웹툰의 댓글란에서는 "넷플릭스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글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OTT 공룡 넷플릭스가 대중에게 큰 신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한국일보

    '서울대작전'의 문현성 감독은 넷플릭스가 자율적인 제작 환경을 만들어 줬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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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 영화 쪽에 투자를 많이 해왔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들도 많았다. 웹툰을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영상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OTT의 대명사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점 또한 존재한다. 콘텐츠 업계에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연출 경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장르적 편향성, 표현 수위의 문제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한국 콘텐츠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넷플릭스의 많은 작품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넷플릭스에 큰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는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즌1에선 예산이 굉장히 중요했다. 원 없이 디자인한 것을 완성할 수 있도록 예산 분배가 됐다. 넷플릭스에게 감사하다. 미술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함에 좋았다. 시즌2도 적극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서울대작전'의 문현성 감독도 넷플릭스가 자율적인 환경을 만들어 줬다고 전한 바 있다. 자율성의 보장은 감각적인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많은 명작들을 선보이고,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힘을 세계에 알린 넷플릭스를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방송국 또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완성도 높으면서 특별한 매력을 가진 콘텐츠들을 선보여야 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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