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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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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 투하 지뢰 곳곳에…우크라 영토 4분의 1, 폭발물로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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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뢰 100만여개 땅에, 세계 최대 매설국으로…미폭발 포탄까지

    우크라, 러 위협에 지뢰 '제거' 동시에 '사용' 검토 딜레마

    연합뉴스

    2022년 6월 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서 전문 탐지 팀이 지뢰를 수색하는 가운데 나무에 지뢰 경고 표지판이 붙어 있다.[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우크라이나 영토 곳곳에 러시아의 폭격으로 떨어진 지뢰와 미폭발 장치가 널려 있어 주민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영토의 약 4분의 1가량이 폭발물로 오염돼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매설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유엔의 지뢰 전문가 폴 헤슬롭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이미 100만개 이상의 지뢰가 흩어져 있으며, 러시아군은 철수하면서 곳곳을 '부비트랩'으로 만들었다"며 "이 중에는 차량이나 탱크에 반응하는 압력판 지뢰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히 전선 완충지대를 중심으로 전투 후 미폭발 상태로 남은 포탄, 로켓, 수류탄, 박격포탄도 많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경에서 50㎞ 이내에 있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슈스카는 러시아의 침공 초기에 봉쇄 상태였고, 이후 러시아군의 포격과 드론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슈스트카와 도시가 속한 수미 주 전역은 올여름 러시아가 폭격을 강화하기 전부터 이미 대량의 미폭발 지뢰와 폭발물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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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2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하는 우크라이나 지뢰 제거병.[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주민들이 오랫동안 사용하던 도로는 더는 안전하지 않고, 공원과 숲은 위험해졌으며, 지역 공동체를 먹여 살리던 농지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드론이나 로켓이 흩뿌리는 지뢰가 어디든 있고 지뢰 사건이 빈번해 일부 주민은 군 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역 활동가들은 전한다.

    슈스트카 주민이자 폭발물 전문가인 옐리자베타 키셀료바는 "며칠 전에도 이곳 상공에 샤헤드 드론이 40대나 있었다"며 "드론들이 이제 지뢰까지 떨어뜨려서 바로 폭발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지뢰는 피해자의 움직임에 의해 작동하도록 설계되며 밟거나, 철사를 건드리거나, 만지기만 해도 터진다. 목표물에 따라 모양과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소련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비 모양 소형 폭발물을 사용했는데, 이런 장치가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이 폭발물은 호기심에 집어 드는 아이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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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2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지뢰 제거 작업 중 발견된 PFM-1 대인용 고폭 지뢰.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국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시작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뢰와 불발탄으로 인해 1천명 가까이 다치고 359명이 숨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대대적인 지뢰 제거 작업을 하면서도 동시에 러시아의 진격을 막기 위해 지뢰를 사용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딜레마에 놓였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대인지뢰금지협약(오타와 협약)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해 발생하는 안보 위협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지뢰 제거 책임자 안드리 다니크는 "비대칭적 위협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충분한 방위 능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인도적인 지뢰 제거는 여전히 국가 정책의 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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