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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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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이 떨군 지뢰 사방에…우크라, 세계서 가장 위험한 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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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에 100만개 이상 지뢰 추정…영토 25% 폭발물로 오염

    민간인 피해 급증…현재까지 약 1000명 부상, 359명 사망

    뉴스1

    지뢰퇴치 비정부기구인 '할로 트러스트' 소속 발레리아 포노마레바(23)씨가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되찾은 남부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 스니구리브카 지역서 지뢰탐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땅 약 ¼이 지뢰에 오염됐다. 2024.06.11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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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막대한 양의 폭발물을 드론이 투하하고 로켓이 흩뿌려 놓은 탓에 우크라이나가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매설된 나라가 됐다. 약 영토의 25%가 폭발물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는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매설된 국가로, 전체 영토의 약 25%가 이 폭발물로 오염된 상태다.

    특히 우크라이나 북동부,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에 슈스트카라는 도시는 지뢰가 터질지 몰라 도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고 공원과 숲, 농지도 버려진 상태가 됐다. 이 도시는 전면 침공 초기 몇 달 동안 봉쇄됐고, 그 이후로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포격과 드론 공격에 시달려왔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뢰로 인해 2주 전에 한 가족이 수년간 다니던 도로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역 활동가들은 지뢰 관련 사고가 너무 자주 발생해 일부 주민들은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남부의 또 다른 격전지 헤르손에서 한 여성은 미폭발 탄약으로 두 자녀를 잃은 채 살아가고 있다. 2022년 겨울, 그는 네 자녀와 함께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마을을 떠나 친척 집으로 피신 중이었다. 하지만 퇴각하던 러시아군이 민간 도로에 지뢰와 폭발물을 설치해 차가 그중 하나의 지뢰를 밟고 폭발했다.

    이 폭발로 아들과 딸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본인은 폐에 구멍이 나고 갈비뼈가 부러졌으며, 막내딸은 얼굴과 가슴에 상처를 입고 간신히 생존했다. 이 여성은 "우리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모든 곳이 전쟁에 오염됐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지뢰는 피해자가 밟거나 건드릴 때 폭발하도록 설계된 폭발 장치다. 발을 디디거나 줄을 당기거나 단순히 만지기만 해도 폭발할 수 있다. 목표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작되며, 소련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비 모양의 소형 폭발물을 사용했는데, 이는 호기심에 만진 아이들을 불구로 만들었다. 이 폭발물은 우크라이나의 과거 점령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에 따르면 전면 침공 이후 지금까지 지뢰 및 전쟁 잔재 폭발물로 인해 약 1000명이 다치고, 359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최소 18명은 어린이다.

    유엔 지뢰 전문가 폴 헤슬롭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만 개 이상의 지뢰가 흩어져 있으며,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광범위하게 함정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차량이나 탱크, 군용 트럭 같은 무거운 물체에 의해 작동되는 대전차 지뢰도 포함되며, 이들은 5~10㎏의 폭약을 담고 있다.

    헤슬롭은 "전투로 인해 폭발하지 않은 포탄, 로켓, 수류탄, 박격포가 엄청나게 많다. 특히 완충 지대에는 포병의 사거리가 약 32㎞에 달한다"고 말했다. 완충지대에선 양측의 포병이 서로를 향해 장거리에서 포탄 로켓 박격포 등을 발사해야 한다. 단순히 땅에 설치된 지뢰가 아닌 다양한 종류의 폭발하지 않은 탄약이 넓은 지역에 펼쳐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지역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복잡성과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우크라이나가 자국도 러시아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지뢰 설치를 고려하면서 민간인 보호를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보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위협을 이유로 들며 최근 지뢰 사용을 규제하고 제한하는 대인지뢰금지협약(오타와 협약) 탈퇴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지뢰 제거 책임자 안드리 다니크는 "비대칭 위협의 맥락에서 우크라이나는 적절한 수준의 방위 능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며 지뢰 설치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고 WP는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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