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25일 독립기념관으로 출근하던 중 독립 운동가 후손들로 이뤄진 단체 회원들에게 출근 저지를 당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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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광복은 연합국의 선물’ 이란 광복절 기념사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해 “국민 신뢰와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뜻 더 이상 훼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하는 내용의 업무지시 서한을 전달했다고 27일 보훈부가 밝혔다.

권 장관은 이 서한에서 “독립기념관장은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개인적 주장을 기관 운영에 앞세워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독립기념관장은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을 스스로 야기하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독립기념관 위상을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장관은 독립기념관 자체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언급하며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는 논란을 자초해 독립유공자 후손과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줬으며, 이는 독립기념관의 권위를 흔드는 중대한 과오”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관장은 기념사에서 “우리나라의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권 장관은 “최근에는 내부 안내문을 통해 독립기념관 내 시위와 농성의 원인을 국회의원에게 돌리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공공기관장으로서 중립성과 품위를 저버렸으며 이는 국민과 국회를 존중해야 할 기관장 기본 자세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권 장관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독립유공자 명예를 폄훼하는듯한 언행은 결코 묵과될 수 없다”며 앞으로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이행해야 할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권 장관이 업무지시한 내용은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독립유공자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즉시 중단할 것 △독립기념관 운영 전반이 국민 눈높이와 헌법 정신에 부합하게 즉각 시정할 것 △국회의원이나 특정 인사를 비난하는 등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는 언행을 일절 삼가고 공공기관장으로서 중립성과 품위를 철저히 지킬 것 등이다.

특히 권 장관은 마지막 업무 지시 내용에서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공적 기관의 신뢰를 계속 훼손하는 경우, 독립기념관장 직무를 수행할 어떤 명분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한에서 권 장관은 “독립기념관은 특정 개인의 학문적 주장이나 논쟁의 장이 아니라, 국민이 지켜온 역사적 자존심이자 후세에 물려줄 정신적 유산”이라며 “국민의 신뢰와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 것을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의 업무지시 서한은 보훈부 독립기념관 담당 과장이 김 독립기념관장에게 이날 직접 전달했다. 보훈부는 독립기념관 주무 부처로서 독립기념관장의 언행과 기관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