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5.8.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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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승환 기자 = 정치권에서 선거 승리에는 청구서가 뒤따른다. 자신과 뜻을 함께하며 힘을 보태준 동지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다.
제1야당의 수장이 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받아 든 청구서에는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의 요구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의 승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 덕분이란 것은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선거기간 반대자들을 '내부총질' 세력으로 규정하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윤 전 대통령 면회에 나서겠다며 친윤·극우 표심에 호소했다. 결국 국민여론에선 김문수 후보에게 크게 패했으나 당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그의 앞에는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선택지 두 개가 놓여 있다. 당선을 도와준 강성 지지층을 위한 통쾌한 보답 아니면 이들을 분개하게 할지 모를 중도로의 외연 확장. 전자는 비상계엄에 반대하거나 탄핵에 찬성한 인사를 당에서 내쫓는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다. 반면 후자는 이들까지 모두 품어 힘을 합치는 방향으로 이뤄내야 한다.
얼핏 보면 양립 불가능해 보일지 몰라도 그가 양자택일의 오류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 해법을 내년 있을 지방선거에서 찾길 바란다. 지선 승리는 최근 지지율이 창당 이후 최저치를 찍은 상황에서 당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강성 지지층을 포함한 당원 모두가 바라는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 입장에서는 여대야소 국면 속 균형을 통한 여야 간 경쟁이라는 공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장 대표의 입에서 당 내부를 겨누는 발언이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대신 그는 대여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혁신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싸운 분들만 공천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강한 야당을 표방하는 동시에 투쟁 상대를 외부로 돌려 내부 분열을 막자는 취지로 읽힌다.
그의 말마따나 전당대회는 끝났다. 이제 시선은 내년 6월 3일을 향해야 한다. 일각에선 장 대표의 임기가 내년 지선까지 '시한부'란 말이 나온다. 3년 뒤 있을 총선은 그렇다 하더라도 하루빨리 대다수가 수긍할 만한 지선 공천 기준을 마련해 전국 단위 선거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전당대회 지지층을 배려한 어떤 자의적 공천 기준도 경계해야 한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공천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그가 '윤 어게인' 세력에게 내밀 가장 합리적인 '청구반환서'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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