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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북중러 밀착 흐름에... 이 대통령, 北 향한 유화 메시지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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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다시 시작하자"→"담담히 호응 기다리겠다"
    이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 시 변곡점 될 가능성


    한국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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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을 향해 대화 재개 요청을 이어 가던 우리 정부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북한의 싸늘한 반응이 확인된 데다, 중국 전승절 계기로 북중러가 더욱 밀착하는 상황에서 대화 재개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일 협력 강화 흐름에서 벗어난 돌출 행동으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주 전만 해도 이재명 대통령은 북 측을 향한 대화 재개 요청에 적극적이었다. 지난달 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 측을 향해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국무회의에서는 “가급적 대화도 다시 시작해서 서로에게 도움되는 그런 관계로 (개선하자)”라고 손짓했다.

    "대화 다시 시작하자"→"담담히 호응 기다리는 게 낫다"



    하지만 북 측 반응은 싸늘했다. "한국은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는 식이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이 대통령은 이렇다 할 남북 대화 재개 요청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에서 “북한은 지금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기대치를 높여 얘기하는 것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며 “그냥 담담하게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북한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국일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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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정부는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북미 대화 재개 촉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를 한다면 나는 ‘페이스 메이커’를 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전략 변경을 반영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본보에 "(남북) 긴장 완화 기조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북 측이 당장 대화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적은 만큼 한동안 대북 메시지는 민간 교류를 확대하자는 제안 위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 시 변곡점 될 가능성


    다만 이 대통령이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경우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북 메시지를 빼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기조연설에서 북러 군사협력 논의를 겨냥해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필요성을 부각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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