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저드슨 브루어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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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자기 전에도, 눈은 휴대폰 화면을 훑는다.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달콤한 재미를 찾아서. 약물 중독만큼 강력한 요즘 시대의 도파민 원천, 스마트폰 중독이다.

중독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저드슨 브루어 미국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신간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에서 현대인이 마주한 각종 중독 사례를 소개하고, 이럴 때 우리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학습을 통해 뇌가 길드는 과정을 중독으로 정의한다. 심리학 용어로 촉발, 행동, 보상의 과정을 거치며 습관이 된다. 사회관계망(SNS) 중독을 예로 들어 보자. 이용자는 우울이나 외로움을 느낄 때(촉발), 게시물을 올렸더니(행동), '좋아요'와 같은 피드백을 받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보상)을 하면서 SNS에 중독된다고 본다. 니코틴·알코올 중독은 물론이고, 생각·사랑·자아 중독 역시 같은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모든 중독의 결말이 그러하듯 보상은 지속되지 않는다. 역치가 높아지면서 부정적 감정이 더 심화하기 마련이다. 초콜릿을 먹고 쇼핑을 해서 기분 좋은 건 잠시일 뿐, 우울함의 근원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해법을 명상, 마음챙김에서 찾는다. 마음챙김이란 불안, 충동, 갈망과 같은 정서적인 신호가 생겨나는 순간 이를 판단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훈련이다. 이 과정에서 도파민을 관장하는 뇌의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고 충동적 보상 회로를 조절하는 능력이 강화된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책은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갈망이란 중독의 본질을 탐구하며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법을 제시한다.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저드슨 브루어 지음·최호영 옮김·RHK 발행·328쪽·2만2,000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