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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나는 그들이 그렇게 떠나가면서… 가정도, 사랑하는 저 애들도 나에게 맡겼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가족 모두에게, 다시 한번 속죄합니다."
지난달 북한에서는 이 영상들이 온종일 TV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무인기와 장렬하게 싸우다 숨졌다, 동료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자폭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이름과 사연이 상세히 담겼습니다.
파병을 주민들에게 숨겼던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속죄'한다는 표현까지 썼고 뒤늦은 부고를 들은 유족들은 오열했습니다.
극비리에 젊은 군인들을 사지로 몰면서까지 북한이 파병한 이유, 무엇일까요?
◇ 군 정비에 고스란히 투입된 자금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지 벌써 10월이면 1년이 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군이 무섭게 성장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북한이 남들 같으면 수십 년이 걸려야 될 기술들을 접하고 있다는 거죠.
5000톤급 구축함설계도라든지, 다양한 근접방어무기체계나, 공대공 미사일이나.
지금 당장은 소화는 못해도 북한군 기술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줄 수 있거든요."
◇ 더 정교해진 미사일
공개된 수치는 없지만 북한은 군사력에 있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군인 수와 일부 재래식 장비에서는 국가 규모 대비 최상급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다만 무기들은 과거 소련 무기를 개조한 수준으로 낙후되고, 새 무기들은 실험할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제 무기의 첫 시험장이 됐습니다.
지난해 하르키우 공습에서 나온 한글이 적힌 이 미사일.
북한이 개발했다고 자랑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 -23 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보고서를 보면 “처음 KN -23이 발사됐을 땐 목표지점서 15㎞ 빗나갔다"고 돼 있습니다.
이어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쓰인 것과 유사한 유도 시스템을 쓰자 정확도는 수백m 편차를 보였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밀도가 놀랄 만큼 향상된 거죠.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초기에는) 미사일들이 정확성도 떨어지고 그러니까 러시아도 디코이(미끼)처럼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7월부터는 이번에는 정확하게 목표를 향해서 날아가고 명중된 것들이 나오기 시작해요."
외산 무기 샘플을 제공하거나, 러시아 기술자를 북한으로 파견하면서 기술 전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대량으로 찍어내는 드론
군사작전의 패러다임을 바꾼 전략자산으로 떠오른 드론 기술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입니다.
3년 전 청와대까지 왔다 유유히 돌아가 논란을 일으켰던 북한의 드론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조악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값싼 드론, 가성비 좋은 드론의 생산처가 절실했고 북한이 이 역할을 자청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타격하는 이 드론, 지난해 11월 김정은이 공개한 일명 '골판지 드론'입니다.
작고 소음도 적은 데다 재질이 종이로 돼 있어 레이더에 잡히지 않습니다.
대당 200만 원~500만 원 수준으로 무척 저렴해 곧바로 김정은이 대량생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드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드론들은 정철도 하지만 타격도 같이해요. 쿼드 드론에 폭탄을 달아서 떨군다든지.
(또) 인공지능을 초보적으로 적용할 순 있을 거예요."
저렴한 노동력에 규제와 제재를 받지 않는 북한 특성상 전 세계 저가 드론의 생산 기지로 탈바꿈했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 어깨너머로 배운 작전·지휘
앞서 김정은이 반긴 생존 지휘관들은 앞으로 북한의 군 산업을 이끌 주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전쟁에선 반격과 전략 등 대비해야 하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지죠.
수십 년간 전쟁해보지 못한 북한으로선 작전을 짜고 군을 지휘하는 능력을 익혀갈 유일한 기회였습니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전쟁도) 트렌드를 쫓아가야 하거든요. 다 영역 작전이라고 육·해·공, 우주·사이버공간 이렇게 작전을 해야 된다는 것도 나오고.
그리고 전자전. 스펙트럼을 이용한 뭐 공격이라던가 방해라든가. 드론에 많이 피해를 봤잖아요, 북한이. 드론을 방해하는 기술…."
◇ 50년 뛰어넘는 북한군 2.0
북한이 직접 참전한 건 1953년 끝난 한국전쟁, 그 이후로는 월남전과 중동전을 비공식 지원한 게 전부입니다.****
즉 이번 우크라이나전은 북한이 현대전을 체험하고, 50년 가까이 뒤떨어진 군 경험을 따라잡을 기회였다는 거죠.
군을 현대적으로 지휘하고 첨단 무기를 방어할 수 있는 차세대 지휘관을 길러낼 수 있는 호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우리 군과 방산 산업이 발달한 건) 1960년대 말 70년대 초까지 월남전에 파병해서 싸웠던 장교들이 장군들이 돼서
그래서 우리가 엄청나게 발전을 한 겁니다. 무기체계가 왜 필요하고 그걸 어떻게 써야 되는지 체험했던 것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예요."
우리 군 역시 북한의 진화를 눈여겨보며 방위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JTBC 백민경입니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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