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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이대로 가면 미국 사업 불가능" 韓기업들, 대미투자 난관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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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구금사태 ◆

    매일경제

    미국 이민당국에 한국인 직원들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 본사 직원들의 미국 출장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 현지 공장 건설 중단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이 손익계산서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나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미국 출장을 앞두고 있던 직원들에게 일정을 전면 취소하라고 공지했다. 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그룹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 체류·근무 혐의로 직원 475명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한 여파다. LG에너지솔루션도 고객 미팅 등을 제외한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고, 현재 출장자는 업무 현황 등을 고려해 즉시 귀국 또는 숙소에 대기하도록 하는 임직원 지침을 내렸다.

    이번 사태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공장 건설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일정에 맞춰 미국 출장에 필요한 비자를 받는 일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현지 파견 인원만으로 계획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대미 투자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반도체법 등 그동안 미국 정부가 투자 기업에 제공하던 지원이 축소된 상황에 이번 단속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이중 압박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줄어든 데 이어 공사 지연으로 인해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면 대규모 투자 자체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와 시점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장 건설 현장마다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사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첫 본보기로 철퇴를 내린 격"이라며 "출장이 어려워지면 한국 기업 등이 미국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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