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감 때 '10쪽 손편지' 써도 답장 없어"
비대위원장엔 "조국 아니라 제3자가 맡아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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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강미숙 혁신당 여성위원회 고문이 '지도부 총사퇴'에 나선 당의 대처를 두고 "피해자들에 대한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8일 지적했다.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을 위기에 빠뜨렸다'며 피해자를 공격할 빌미를 줬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울러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미온적 대응에도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강 고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에게 '무엇을 원하나'라고 묻는 것이 순서인데,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렇게 (총사퇴를) 하는 건 폭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먹던 우물에 침 뱉고 떠났다' '당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공격을 받게 하는 것"이라며 "당 위기 관리에 실패한 분들이 이제 (사면돼) 나온 조 원장에게 다 떠넘기고 가는 모양새가 돼 많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조 원장의 '무대응'도 비판했다. 사건 당시 수감 중이었던 '조국 전 당대표'에게 10쪽이 넘는 손편지를 써서 보냈는데도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 고문은 당시 편지에 △성폭력 사건의 배경 △당이 보강해야 할 점 △가해자 징계 이후 피해자의 회복·복귀 조치에 대한 내용 등을 적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회복 조치나 업무 복귀와 관련해 당과 잘 논의가 되지 않으니, (만약 조 원장이) 사면돼 나오시면 꼭 말씀드리고 싶다는 취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원장이 지난달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이후에도 별다른 언급도 없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 "서운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결국 강 고문은 지난달 21일 조 원장에게 '피해자들을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조 원장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취지의 답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강 고문은 "(당시 조 원장은) '지금 뭔가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니 지방 일정을 마치고 나면 피해자인 강미정 대변인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겠다'고 했다"며 "'제가 편지를 쓴 것은 위로해 달라는 뜻이 아니라 (피해자의) 업무 복귀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후 조 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의 글'을 올렸으나, 피해자와의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강 고문은 비상대책위원장을 누가 맡아야 할지에 대해선 "조 원장이 아니라 제3자가 더 낫다"고 했다. 그는 "조국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아무래도 조 원장 의견이 가장 우선시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의견, 끝장 토론으로 가려면 수평적 구조의 비대위원장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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