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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韓 기업 2분기 매출 -0.7%, 1년 반 만에 역성장…美 관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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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줄었다. 미국발 관세의 충격에,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산업 부진이 겹치면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 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2만6067개) 중 4233개 기업을 표본 조사한 결과다. 1분기 2.4% 증가했던 것에서 뒷걸음질한 것인데, 기업 매출이 역성장한 건 2023년 4분기(–1.3%) 이후 처음이다.

    중앙일보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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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액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문상윤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미국이 부과한) 품목별 관세에 따라 철강이나 자동차 등에 직접적 영향이 있었고, 중국에 대한 관세 등 간접적인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이 1분기 2.8% 증가에서 2분기 1.7% 감소로 꺾였다. 석유화학 업종은 국제 유가 하락과 설비 가동률 저하로 수출이 줄며 매출이 7.8% 쪼그라들었다. 기계·전기전자 매출도 1분기 5.9%에서 2.2%로 상승 폭이 줄었다. 문 팀장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수출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높은 증가율(20.7%)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매출 상승률도 1분기 1.9%에서 0.3%로 둔화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철강 교역이 위축된 데다, 유가 하락과 관세 여파로 에너지 관련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도소매업까지 미쳤다. 운수업은 해상운임지수 하락과 소액면세제도 폐지에 따른 전자상거래 감소 등으로 타격을 받았다.

    기업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6.2%에서 올해 2분기 5.1%로 떨어졌다. 100원어치 물건을 팔아 남긴 이익이 5원 남짓한 수준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제조업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7.1%에서 5.1%로 낮아졌다. 특히 운송장비 업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판촉 경쟁 심화로 7.6%에서 2.7%로 급락했다. 기계·전기전자는 일부 기업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10.2%에서 7.4%로 줄었다.

    재무 안정성은 비슷했다. 기업 평균 부채비율은 89.8%로 전 분기(89.9%)와 차이가 없었다. 다만 총자본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 의존도는 25%에서 26.6%로 올랐다. 2015년 2분기(26.9%)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기업이 돈을 벌어 자본을 늘리기보다는 빚에 의존해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 팀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긴 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3분기에도) 부정적 요인이 있을 것 같지만 크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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