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일본과 합의 서명 거론하며 고강도 압박
방미 산업장관과 협의 앞두고 강경 발언
방미 산업장관과 협의 앞두고 강경 발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사진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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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에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탑승한 전세기가 11일(현지시간)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관세’ 카드로 한국을 압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워싱턴에) 왔을 때 서명하지 않았다. 그가 백악관에 와서 우리가 무역에 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건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나는 그들이 지금 일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며 “일본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 명확하다. 관세를 내거나 협정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부 투자 패키지 놓고 협상 난항…양국 이견 커
지난 7월 30일 양국은 새로운 무역협정의 큰 틀에서는 합의를 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투자 기금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러트닉 장관의 이날 발언은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받아들이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만약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 대한 국가별 관세(이른바 상호관세)는 한미간 무역 합의에 따라 인하된 현재의 15%가 아닌, 당초 책정한 25%로 올라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처럼 새롭게 바뀐 무역협정에 관해 거듭 확인했다.
새 협정의 골자는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 무역협정 최종 타결을 위한 협상은 한국의 대미 3500억 달러투자 패키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결정할지, 투자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놓고 이견이 커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장관 긴급 방미…합의 도출 시도
이런 가운데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미 CNBC 방송에 출연, “한국은 그 (한미 간 무역)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 명확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특히 일본과 무역협정에 최종 서명했고 한국이 이를 분석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라고 강조했다.이처럼 미국이 한동안 뜸했던 ‘관세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및 무역협정과 관련 강경한 미국 입장을 어필하는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날 갑작스럽게 미국을 방문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8일 한국의 실무협상 대표단은 미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을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을 하지 못했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러트닉 장관 등과의 협의를 이어가기 위해 이날 미국에 도착했다.
한미 간 통상 협정 문안 관련 최종 서명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외교·안보 분야 이슈도 향후 잠재돼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한참 더 협상해야 된다”면서 “좋으면 사인해야 하는데,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나?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노력해야 되겠다. 사인 못 했다고 비난하지는 마라”라고 밝혔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대미 투자 패키지 구상을 우리 측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탑승한 전세기는 11일(현지시간) 오전 11시38분께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했다.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당국의 불법 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으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7일만이다.
이들은 한국시간 12일 오후 3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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