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뇌르마르크·크리스티안 그뢰스, '나는 내 상사가 대장이면 좋겠다'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가짜 노동' '진짜 노동'의 저자 데니스 뇌르마르크가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 세계 베스트셀러 '가짜 노동'의 저자가 이번엔 '가짜 리더'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안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적 위기 때엔 강력한 독재자형 리더가 부상했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조직, 또는 국가가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덴마크 인류학자인 저자들은 신간 '나는 내 상사가 대장이면 좋겠다'에서 이런 편견에 반기를 든다.
책은 이상적인 리더로 경청하고 공감하며 포용적인 리더를 제시한다. "친절하고 인간적인 태도는 성과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런 리더가 지배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보다 덜 유능하지 않다"며 "오히려 구성원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며, 혁신적 사고로 활기를 띠는 조직을 만들어내는 데 꼭 필요한 존재"라고 설명한다. 저자 중 한 명인 데니스 뇌르마르크는 전작 '가짜 노동'에서 실제로 조직이 전통적이고 위계적일수록 가짜 노동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현상은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자유가 적을수록 더 심화했다.
책은 이를 '족장형 리더십'이라고 명명한다. 원시 시대 족장처럼 구성원의 다양한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고, 조직의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는 '권력'으로 찍어내리며 군림하는 대신 겸손하고 관대한 태도로 자연스럽게 '권위'를 획득한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가짜 노동에 대한 논의는 억압적이며 획일적인 리더십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제는 정치와 비즈니스 전반에서 마초적인 남성상과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폭군형 리더를 과감히 배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나는 내 상사가 대장이면 좋겠다·데니스 뇌르마르크, 크리스티안 그뢰스 지음·손화수 옮김·자음과모음 발행·356쪽·2만2,000원 |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