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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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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비오 美 국무장관 “러시아 드론 폴란드 영공 침범, 용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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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드론(무인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두고 미국이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전개”라며 경고했다. 다만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폴란드를 겨냥했는지 증거가 확인되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동맹과 공조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며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고심하는 모습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영국 순방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용납할 수 없고, 불행하며, 위험한 전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폴란드 정부는 지난 10일 러시아 드론 여러 대가 자국 영공을 침범해 이 중 3~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군용기를 향해 직접 사격한 첫 사례다. 하지만 러시아는 폴란드 공격을 계획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 드론 발사 자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의도적이라고 봤다. 다만 그 드론이 폴란드를 특정해 겨냥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만약 증거가 그렇게 나온다면, 그건 분명 매우 긴장을 고조시키는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다른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판단을 내리기 전에 모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우리 동맹들과 협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안드리 시비가(오른쪽)와 폴란드 외무장관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가운데)가2025년 9월 12일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무인기 전시회에서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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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비오 장관 발언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면서도, 러시아와 직접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드론 침범이 ‘실수’일 수 있다고 언급하자 폴란드가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양국 간 미묘한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폴란드 외무장관은 로이터에 “미국이 연대를 보여주는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며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압박했다.

    나토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부전선 방어 태세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나토 영토의 모든 인치를 방어할 것”이라며 동맹 방어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번 순방 기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중동 문제도 논의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최근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공습한 데 대해 “당연히 우리는 불만족하며,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것이 이스라엘과 우리 관계 성격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동맹 관계는 굳건히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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