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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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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음하는 여성, 희소암 '연부조직 육종' 발병률 3.7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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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육·혈관·지방 등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일평균·1회 음주량 많을수록 발병률 높아
    남성은 음주에 따른 연관성 나타나지 않아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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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을 많이 마시는 여성일수록 ‘연부조직 육종’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부조직 육종은 근육, 지방, 신경, 혈관, 섬유조직 등 뼈가 아닌 연부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전체 암의 1% 미만을 차지하는 희소암이다. 초기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신경‧혈관을 압박해 통증과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4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주민욱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남녀 393만7,745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연부조직 육종 발생 간의 연관성을 11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평균 4잔 미만(에탄올 30g 미만)의 술을 마신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발병률이 1.51배 증가했고, 4잔 이상(에탄올 30g 이상)을 마신 경우엔 2.48배 증가했다.

    1회 음주량을 기준으로 보면 한 번에 3, 4잔의 술을 마실 경우 발병률이 1.35배, 5~7잔을 마시면 1.73배 증가했다. 특히 한 번에 14잔 이상 폭음하는 경우엔 3.7배나 높아졌다. 다만 남성에게서는 음주와 연부조직 육종 발생 간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2023년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음주 심층보고서(2012~2021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남성의 고위험 음주(폭음) 비율은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감소한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7.9%에서 8.9%로 증가했다. 고위험 음주는 △1회 음주량이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이고 △이렇게 주 2회 이상 마신 경우를 뜻한다.

    주 교수는 “여러 질병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음주가 연부조직 육종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음주의 위해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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