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결선 후보에 올라간 3000톤급 국산 잠수함 장보고-Ⅲ. 해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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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캐나다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해외유수 방위산업체들을 제치고 2배수로 압축한 최종 결선 그룹에 우리 업체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번 사업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특수선 즉 군함 건조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랑스 나발그룹(Naval Group),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 스웨덴 사브(Saab) 등 전 세계 군함 시장을 그야말로 좌지우지하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최종 결선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최종 경쟁 상대인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는 자회사 HDW(하데베)가 잠수함 건조를 주축으로 맡는다. 하데베는 우리 해군의 장보고(209급)와 장보고-Ⅱ(214급)을 건조한 조선소이자 우리나라가 한국형 잠수함 건조에 뛰어들 당시 기술을 전수해준 회사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쇼트리스트(Short List)를 통해 '제자'가 '스승'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선 것.
우리가 제시한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Batch)-Ⅱ는 공기가 필요 없는 공기불요추진장치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최대 7,000해리(약 1만2,900㎞)를 운항할 수 있다. 태평양 및 대서양, 북극해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영역에서 운용이 가능해, 캐나다 해군 작전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TKMS의 212CD 잠수함 대비 실제 잠수함이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캐나다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 조선업체들이 '원팀'을 이뤄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을 주축으로 HD현대중공업이 지원을 했고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잠수함이 글로벌 군함 수주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K군함의 한 축인 수상전투함은 내홍이 깊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으로 불리는 KDDX는 사업자 선정방식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거세다. 상생안을 마련해달라는 국회의 권고에도, 방위사업청은 KDDX 사업에서 수의계약을 고집하고 있다.
또 KDDX 사업은 지연되면서 기술 진부화 논란도 겪고 있다. KDDX는 2030년대 이후 K군함의 대표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본설계를 마친 KDDX는 2016년 군이 제시한 작전운용 성능이 반영돼, 미래는 물론 현재의 전장 상황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 일각에서도 KDDX가 드론으로 대표되는 무인전투체계와의 유무인 복합 등이 고려되지 않았고, 인구절벽에 의한 병력절감 현실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자칫 해군에 배치될 KDDX가 비슷한 시기 전력화될 해외 함정들보다 뒤떨어져 '철 지난 함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7월 8일, 이재명 대통령은 첫 방위산업의 날을 맞아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방위산업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방위산업에 정부 투자와 지원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공정한 룰'과 '기회의 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군함 수주전에서 K군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래 먹거리가 될 KDDX부터 ‘원팀’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정부 시절 K방산의 글로벌 4강 진입 목표를 외쳤지만 국내 방위산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은 지지부진했다. 이재명 정부는 혁신적인 시각으로 KDDX 사업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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