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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日관세 인하에 美서 입지좁아진 현대차그룹…유럽으로 눈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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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괄 25% 관세보다 후폭풍 클 것"…미국 줄어도 유럽 수출 늘어

    현대차·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 46.2%↑…IAA 총출동해 공략 박차

    연합뉴스

    자동차 수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홍규빈 기자 = 자동차 산업 최대 라이벌 국가인 일본이 한국에 앞서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에 성공하면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차량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것은 미국이 지난 4월 전 세계 수입 차량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보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 더 큰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이자 유일한 자동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관세 인하 적용 전까지 지역별 판매 비중 조정 등 대응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미 동부시간 16일 0시 1분(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 1분)을 기해 27.5%에서 15.0%로 인하했다.

    미국은 기존에 일본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해왔고,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포인트의 관세를 더해 직전까지 27.5%가 적용됐다.

    하지만 일본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유럽과 같은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교역국보다 빨리 이를 적용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같은 25%의 자동차 관세를 매겼던 한국은 일본과 같이 15%로 관세를 내리는 것은 합의했지만 후속 조치에 대한 양국 이견으로 관세는 아직 25%로 유지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차에 일본 차보다 높은 관세가 부과된 것은 지난 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 대한 관세가 0%가 된 후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가에 25%의 자동차 관세가 부과될 때보다 현대차그룹 등 한국 자동차 업계가 겪는 타격은 더 클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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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악재는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8월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20억9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한 영향 등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미 차 수출 증감률은 지난 3월 -10.8%에 이어 4월 -19.6%, 5월 -27.1%, 6월 -16.0%, 7월 -4.6%, 8월 -15.2% 등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부터 구매 보조금을 폐지한 전기차 수출은 '0'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해 7월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 신차 대수는 164대로, 작년 같은 달(6천209대) 대비 97.4% 급감했다.

    이는 전기차 수출이 본격화했던 2021년 이후 월간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올해 1∼7월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도 8천443대로 작년 동기(7만2천579대)보다 88.4%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업계가 미국으로의 수출 급감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 등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유럽연합(EU)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7억9천만달러로 54.0% 늘었고, 기타 유럽은 5억5천만달러로 73.2% 증가했다.

    유럽은 탈탄소 정책에 힘입어 올 상반기 서유럽 전기차 신차 등록 비중이 15.6%에 달할 정도로 친환경차 보급률이 높다.

    현대차·기아 IR센터에 따르면 1∼7월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차량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56만9천403대(현대차 25만4천727대·기아 31만4천676대)였다.

    이중 전기차 판매량은 10만6천720대로, 46.2% 급증했다. 기아는 6만1천697대로 51.2%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유럽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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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기아 유럽 전기차 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성 완성차업체들보다 전동화 전략에 앞서 있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관세 인하 적용 전까지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만회를 노릴 수 있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1∼7월 현대차·기아 글로벌 판매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4.8%로, 최대 시장인 미국(25%)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낮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모빌리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총출동해 전기차 신차 및 라인업 전체를 선보였는데 미국 대신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현대차, 기아는 지난 2023년 열린 IAA에는 모두 불참한 바 있다. 세계 4대 모터쇼인 IAA는 뮌헨에서 격년마다 열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최대 경쟁업체이자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도 15%라는 미국 관세에 부담을 느껴 유럽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며 "전기차 캐즘을 벗어나고 있는 유럽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 '동아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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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A 현대차 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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