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새벽 구속되면서 여야의 반응은 정반대로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야당 말살의 신호탄'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법치주의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의원에 대한 구속은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으로 가기 위해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차근차근 밟아 가는 야당 말살"이라며 "지금은 그저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성실히 수사에 임하고 불체포특권까지 포기한 야당 전 원내대표(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결국 특검의 여론몰이식 수사에 법원이 협조한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 내란특별재판부를 밀어붙이고, 대법원장은 사퇴하라 하고, 패스트트랙 재판을 통해 국민의힘을 완전히 해체하려 하고 있다"며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해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할지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안에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데, 오히려 사법부가 먼저 드러누운 상황이 전개됐다"며 "권 의원의 인권과 방어권은 충분히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늦었지만 마땅한 결정'이라는 평을 내놨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통일교와 권 의원의 유착은 단순한 불법 정치자금과 청탁 수준이 아닌 특정 종교와 정치가 결탁해 벌인 또 하나의 국정농단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권 의원과 통일교, 국민의힘이 합작한 국정농단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민의의 전당 국회에 국정농단 세력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뿌리째 뽑아내겠다"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친구 윤석열 따라 구속된 권 의원, 사필귀정"이라며 "아무리 특검 수사를 거짓이라 호도해도 교주에게 큰절하고 챙긴 뒷돈은 숨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디 구치소 동기 윤석열과 함께 자숙하며, 자당과 대한민국 정치사에 끼친 해악을 반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명환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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