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이 주최한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외치는 구호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이 적힌 대형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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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여는 장외투쟁에서 행사 성격이나 주제에 어긋나는 펼침막·피켓 사용을 금지했다. 국민의힘 집회마다 등장하는 ‘극우 보수’ 성향 메시지를 막고, 반정부 여론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17일 국민의힘 중앙당이 각 시·도 당협위원회에 보낸 ‘규탄대회 당원 참석 협조’ 공문을 보면,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대구에서 여는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당협 표시 피켓 외 규탄대회 성격과 주제에 어긋나는 피켓이나 깃발 등은 일체 활용이 불가하다. 당일 사용할 피켓은 현장에서 배부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행사 관련 공문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집회에서 어떤 문구를 사용할 수 없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집회가 더불어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특검의 국민의힘 수사 등을 규탄하는 대회인 만큼 이재명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내용 이외의 것들은 제재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윤 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스톱 더 스틸’(선거를 훔치지 마라) 등 극우 보수단체들이 쓰는 구호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연 ‘야당탄압 규탄대회’에서 부정선거 옹호론자와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지지층이 ‘스톱 더 스틸’ ‘부정선거 발본색원’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나오면서 극우 집회 논란이 인 바 있다.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주최한 국회 계단 앞 집회는 부정선거와 윤 어게인의 결의대회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규탄대회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일관되고 통일된 구호로 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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