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일부 회원국, 러시아 석유·가스 의존…기업·개인 제재 선호"
트럼프, 中·인도 관세 압박도 동참 요구…EU 새 대러제재 곧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2025.07.27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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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전면 중단하고 인도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하자 유럽이 현실적인 여건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는 오는 2027년 말까지 모든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계획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러시아 석유 주요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할 것을 EU 등 동맹국에 요구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 중단은 유럽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EU 일부 국가는 여전히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EU 회원국이 직·간접적으로 사들이는 러시아산 에너지는 2024년 기준 약 270억 달러(약 37조 원)에 달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경제 대국 역시 러시아 에너지를 계속 구매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에 대한 관세도 마찬가지다. EU는 미국처럼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제재를 회피하거나 위반하는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EU가 준비 중인 새 제재 패키지엔 일부 중국 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이 EU의 중요한 수출 시장이라는 점에서 무역 전쟁을 촉발할 관세 카드는 꺼내들기 어렵다. 인도의 경우 자유무역협정을 추진 중인 만큼 추가적인 인도 기업 제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WSJ은 평가했다.
이에 일부 유럽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EU가 더 큰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걸 피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제시했다고 해석한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각국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벨기에에서 보관 중인 3000억 달러(약 414조 원) 규모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사용하라고 요구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인사가 전했다.
유럽은 그간 글로벌 자본의 안전한 목적지라는 평판을 해칠 가능성을 우려하며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활용하는 걸 꺼렸다.
다만 전쟁 기간이 길어지자 우크라이나를 위한 러시아 동결 자산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만 우크라이나 방어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은 조만간 제19차 대러 제재 패키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복수의 외교관은 WSJ에 유럽이 제재 패키지 채택을 늦추면서 제재 수위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새 제재 패키지엔 은행 부문에 대한 추가 제한과 암호화폐 시장, 에너지 부문 제재가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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