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영국 버킹엄셔 총리 별장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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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양국 간 관세 ‘휴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경제권 정상 간의 대화가 가시권에 들어선 가운데 양국 간 무역 전쟁을 종식할 실마리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버킹엄셔 총리 별장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일 틱톡과 다른 무역 협상에 관해 시 주석과 통화한다”며 “우리는 (미·중 간) 합의에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관세 유예) 연장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지금과 같은 조건을 기반으로 한 연장일 것이다. 매우 좋은 조건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 ‘전쟁’을 벌이다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무역 협상에서 각각 115%포인트씩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이후 이 합의를 90일씩 연장하면서 협상을 이어왔다. 관세 유예 합의는 오는 11월 10일 끝날 예정인데 그때까지 중국과의 협상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유예를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중국계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대주주 지분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안에 기본적으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9일 통화하고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두 정상이 통화하는 시간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각 오후 8시)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날 통화는 지난 6월 희토류 문제로 통화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2기 중 두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며칠 전 매우 좋은 만남이 있었는데, 그들(중국)이 틱톡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거래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을 마무리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16일 ‘틱톡 금지법'의 시행 유예 기한을 오는 12월16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양국 정부가 틱톡 합의의 세부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오라클 등 미국 투자자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80%가량 지분을 보유하는 법인을 설립해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인수하는 안이 논의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여기엔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1명을 포함한 미국인 주도의 이사회를 통해 회사를 경영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미국인인 투자자들이 소유할 것”이라면서 “매우 올곧고 매우 합법적인 기업들, 미국을 정말 사랑하는 기업들이 틱톡을 소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헨리에타 레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담당자는 “중국은 근본 기술에 대한 통제와 소유권을 유지한 채로 미국 쪽에 기술 라이선스를 주는 형태가 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고 볼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틱톡과 무역협상 외에도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와 기술 수출 제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해서 볼 대목이다. 1월부터 7월까지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줄고, 특히 옥수수는 97% 감소했다고 에이피(AP)통신은 보도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도 이번 양국 정상 간의 통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정부에 중국 기업에 대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도 동행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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