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초 중국 방문하기로"
시진핑 "통화 긍정적이고 건설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일즈베리 체커에서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왼쪽 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1일 톈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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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약 3시간에 걸친 전화 통화를 끝낸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는 "방금 시 주석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마쳤다"며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으며, 시 주석 또한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한국 경주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6월 이후 약 6년 만이며, 시 주석은 2014년 7월 이후 무려 11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방한 직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났는데,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그 이후로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올해 6월 이후 3개월 만에 진행된 이날 통화에서 무역 문제와 틱톡 매각 승인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틱톡 문제가 두 정상의 통화에서 가장 큰 화두였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무역, 펜타닐,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종식의 필요성, 틱톡 거래 승인 등 매우 중요한 여러 현안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틱톡 (매각) 승인에 감사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화는 매우 좋았다"며 "우리는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달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틱톡 사무실 모습.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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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 의회가 통과시킨 '틱톡 금지법'은 올해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의 시행을 두 차례나 유예하면서 틱톡은 미중 협상의 핵심 요소가 됐다. 법은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의 80%를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했는데, 미국이 중국에 100%가 넘는 '관세 폭탄'을 매기기로 했다가 다시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한동안 양국 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정작 틱톡 매각 논의는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그러다 이달 15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이 곳에서 틱톡 매각에 대한 기본 합의가 이뤄졌다. 양측 모두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틱톡 미국 내 사업권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틱톡 거래가 합의되지 않았더라면 두 정상의 만남이 불가능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통화는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면서 "틱톡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며, 기업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업이 시장 규칙에 부합하는 기초 위에 상업적 협상을 잘 하고, 중국 법률과 규칙에 부합하고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해결 방안에 이르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양측은 공동 번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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