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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반군끌고 독재 물리친 시리아 대통령 “제재 완전히 해제해달라...이스라엘, 국경서 도발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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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 원수 58년 만의 유엔총회 연설

    반군 일으켜 독재정권 물리친 임시대통령

    “주변에 평화 주고 싶어...제재 해제해달라”

    헤럴드경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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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슬람 반군을 이끌고 독재정권을 몰아낸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자국에 대한 각종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시리아 국영 뉴스통신 SANA에 따르면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위기를 수출하던 나라 시리아는 이제 주변에 안정, 평화, 번영을 가져다주는 역사적 기회로 변모했다”며 “앞으로 제재가 시리아인을 족쇄로 묶고 자유를 박탈하지 않도록 완전히 해제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알샤라 대통령은 반군 시절 주로 입었던 전투복과 터번 복장에서 벗어나 어두운 줄무늬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섰다. 그는 “나는 역사의 수도이자 문명의 요람인 다마스쿠스에서 여러분을 찾아왔다”며 “지난 60년간 시리아는 잔혹하고 억압적인 정권의 지배 아래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옛 정권은 약 1백만명을 죽이고, 수십만명을 고문하고, 약 1400만명이 쫓겨나게 했으며, 약 2000만채의 가옥을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시리아는 1971년부터 지난해까지 하페즈 알아사드와 바샤르 알아사드 부자(父子)의 장기 독재를 거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국가원수가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한 것도 1967년 이후 58년만의 일이다. 그 동안 시리아는 15년여에 걸친 오랜 내전과 민간인 학살 등으로 인해 무역, 금융, 투자 등 여러 방면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왔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지난 12월 8일 알아사드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임시정부를 세웠다. 알샤라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정권 전복 과정에 대해 “자비와 선함, 용서와 관용으로 가득 찬 군사작전이었으며 어떤 이주도 발생시키지 않고 어떤 민간인도 죽이지 않은 전투였다”고 밝혔다. 임시정부를 세운 이후 그는 옛 정부와 달리 온건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한때 HTS를 테러단체로 지정했고 알샤라 대통령도 테러활동을 이유로 수배대상에 포함시켰으나, 지난해 정권이 바뀐 뒤에는 테러단체 지정에서 제외하는 등 관계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시리아가 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거를 치를 예정이며,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와 법률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정상국가의 면모를 내보이는 데에 주력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에 대해서도 종식을 촉구했다. 그는 “시리아가 겪은 고통은 그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주민과 어린이, 여성을 지지하며 전쟁이 즉각 종식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서북부 알레포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대형 전광판으로 알샤라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전해졌다. 정상적인 외교 무대로의 복귀는 시리아 시민들이 불꽃놀이를 벌일 정도로 자축할만한 행사가 됐다.

    알샤라 대통령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전임 대통령 축출 이후 이스라엘이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잇달아 군사행동을 이어지는 것을 두고 “이스라엘은 과도기를 악용해 이 지역을 새로운 갈등의 악순환에 빠뜨리려고 한다”고 지적하며 “국제사회는 1974년 분리협정을 준수하고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74년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휴전하면서 분쟁지인 골란고원에 유엔휴전감시군(DOF)이 주둔하는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양쪽에 군사분계선을 뒀다.

    한편,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최근 미국의 중재로 안보협정 체결을 협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중동 아랍 국가와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시리아도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행정부때 추진했던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기에도 이를 확장해 자신의 외교 성과로 내세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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