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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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급등하면서 1년5개월 만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다시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매우 약해진 것이다. 채권시장 분석가들은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26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3.4bp(1bp=0.01%포인트) 오르며 연 2.562%에 거래를 마쳤다. 연 2.5%인 한은 기준금리보다 6.2bp 높다.
채권의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은 게 일반적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만기 7일짜리 환매조건부증권(RP)의 입찰금리로 쓰이므로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높은 게 당연하다. 실제 2011년 이래 기준금리보다 평균 0.3%포인트(30bp)가량 높았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국고채 금리가 발빠르게 하락하며 기준금리를 밑돌기도 한다. 지난해 5월2일 기준금리(연 3.5%)와 같았던 3년 만기 국고채(3년) 금리는 기준금리가 동결되는 가운데 빠르게 하락해, 지난해 10월2일에는 2.78%로 기준금리를 0.72%포인트나 밑돌기도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내린 올해 5월29일 이후에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를 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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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향후 추가 인하에 신중할 뜻을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25일 미국 상무부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8월 발표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 높여 3.8%로 확정한 것도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돼,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9월 18일 3.8bp 오른 것을 시작으로 26일까지 7거래일동안 15.9bp나 뛰었다.
한국은행이 24일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6·27 부동산 대책’에 따른 “집값 상승폭 둔화 정도는 과거 대책에 비해 제한적”이라고 밝힌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선물을 24일 2만9456계약이나 순매도(금리 상승에 베팅)했다. 역대 5위 수준으로 많았다. 25일 1만9065계약, 26일에도 2만7985계약 순매도해 금리 상승에 불을 지폈다.
외환시장에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원-달러 환율도 끌어올리고 있다. 환율은 17일 이후 25일(1412.4원)까지 32.3원(2.34%) 올랐다. 한-미 무역협상 내용중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하는 3500억달러는 ‘선불’이라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전해진 26일 11.8원이나 올랐다.
삼성증권 글로벌 채권팀 김지만 분석가는 “10월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은 유지하지만, 연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6%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을 점쳤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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