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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출협 특별공로상 수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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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협 "출판과 학문의 자유 위해 헌신"
    "학술적 주장에 정당성 부여해" 우려


    한국일보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2016년 7월,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저서를 비판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 교수 지음) 내용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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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술적 논쟁이 치열한 저작물의 저자에게 상을 수여해, 책의 내용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출판계에 따르면 출협은 다음 달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제39회 책의 날 기념식 및 출판문화 발전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박 교수와 '제국의 위안부'를 출간한 뿌리와이파리 출판사 정종주 대표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을 알리며 "반갑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출판공로상은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시상하는 출판계의 대표적인 상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에는 민주화운동의 자양분이 된 사회과학 서적을 오랫동안 출판한 고 나병식 도서출판 풀빛 대표가 받았다.

    출협 관계자는 "'(박 교수가) 출판, 판매금지 소송 등에 휘말려 1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한 법적 투쟁을 벌였고, 2025년 마침내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는 내용의 추천서를 받았고,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박 교수가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출판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법적 투쟁으로 출판과 학문의 자유를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와 학술적 논란에 휘말렸던 저작물에 공로상을 부여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2013년 출간한 책에서 박 교수는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이자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고, 일본 제국에 의한 강제 연행이 없었다고 기술해 2015년 기소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였다. 1심에서 무죄를, 2심에서는 혐의가 인정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23년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지난해 서울고법에서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논란이 됐던 부분을 삭제해야 출판할 수 있도록 했던 가처분 결정도 지난 7월 취소됐다.

    다만 법적 판단만 종결됐을 뿐,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만큼 수상자 선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저자가 상을 받으면 표현의 자유에 기여한 공로라 하더라도, 독자들은 책의 내용이 좋아서 받았다고 판단하게 된다"며 "실제로 학술적 논쟁을 법정에 가지고 가서 패소할 경우, 책 내용의 정당성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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