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백신 접종 후 발암 확률 높아져”
다른 국내 전문가들 “설계부터 잘못된 연구”
접종군과 비접종군 공정하게 비교하지 않아
백신이 암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 없어
다른 국내 전문가들 “설계부터 잘못된 연구”
접종군과 비접종군 공정하게 비교하지 않아
백신이 암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 없어
코로나 백신이 암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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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 연구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지난달 26일 국제학술지 ‘바이오마커 리서치’에 “백신 접종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한국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을 분석해보니, 1년 후 암 위험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1년 후에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에 걸리는 사례가 많았다.
다만 이를 두고 연구의 설계가 잘못 되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대중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며 “백신 접종군과 비접종군의 비교부터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논문에 따르면, 접종군에서는 최근 1년 내에 암 병력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했으나, 비접종군은 암 병력자를 제외했다는 언급이 없다. 이미 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양측의 기본 조건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비교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 교수는 “양 집단의 암 발생률 차이는 백신이 암을 유발한 게 아니라, 양측의 환경 차이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은 비교적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암을 발견할 확률이 높다. 암 검진도 자주 받고,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에 방문했다가 암을 발견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암이 발생한 게 아니라 암이 발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통계적 연관성일 뿐 인과관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소득 수준, 흡연, 음주, 비만 같은 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모두 빠져있다는 것도 연구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팬데믹 초기에 병원 방문을 꺼렸던 사람들이 이후에 병원에 몰리면서, 암이 특정 시기에 많이 발견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자극적인 결론을 제시해 불필요한 공포와 우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암 발생률은 백신 접종 이후로 안정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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