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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관세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달 전기차 호조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선전했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고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는 4분기 실적은 우려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합산 판매량이 14만336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월별 역대 최다 판매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2.8% 증가한 7만7860대, 기아는 11.2% 늘어난 6만5507대를 팔았다. 제네시스 판매량은 4.9% 증가한 6857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의 9월 판매 호조에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계약일 기준으로 9월 말까지 전기차를 사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갑자기 몰렸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9월 한 달간 1만7269대의 전기차를 팔며 역대 월간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는 1만1052대, 기아는 6217대를 팔아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141%, 51.4% 늘었다. 양 사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56.2% 증가한 2만7431대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합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4만4701대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70.9% 증가했다.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31%다.
3분기 전체로 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48만175대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2% 늘었다. 현대차는 12.7% 증가한 26만538대, 기아는 11.1% 늘어난 21만9637대다. 현대차 중 제네시스는 6.7% 증가한 2만1469대를 팔았다. 이는 현대차·기아 합산,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각각 모두 역대 3분기 중 최다 판매다.
하지만 이후에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는 15% 관세를, 유럽산은 8월 1일부터 15% 관세를 소급 적용받고 있다. 한국 자동차만 '나 홀로' 25%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관세 역전 효과가 4분기부터 본격화하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당분간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인베스터데이에서 "비용은 비용, 매출은 매출"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관세 때문에 가격을 올리면 매출에 영향이 가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오히려 대당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라 전기차 할인에 나섰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1일(현지시간) 아이오닉5의 2025년형 모델에 7500달러(약 1050만원)의 현금 할인을 제공하고, 2026년형 모델은 판매가를 9800달러(약 1380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전기차 시장이 급감할 것을 우려해 역발상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한지연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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