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종이호랑이" 트럼프에 반박
美 토마호크 미사일 배치 가능성 비난
'러 위협론' 유럽에 "진정하고 주무시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소치에서 진행된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소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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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종이호랑이'라고 부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대부분이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나토 블록 전체와 싸우고 움직이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우리가 종이호랑이라면, 나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종이호랑이라면 나토 역시 마찬가지"라며 "서방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종이호랑이를 직접 상대해 보라"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는 "미군의 직접 참여 없이는 토마호크 미사일 사용이 불가능하다"면서 "(토마호크 미사일 제공은) 러시아와 미국 관계를 포함해 완전히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의 긴장이 고조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직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에 대해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만약 토마호크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된다면 모스크바가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최근 나토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며 군사적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군사 분야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싶다면 마음껏 시도해 보라"며 "우리의 대응책은 머지않아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유럽을 향해 "진정하고 편히 주무시라"며 "각자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라. 유럽 도시 거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라"고 덧붙였다. 유럽 내 러시아 위협론이 과장돼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이런 히스테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미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