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개최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왼쪽에 극초음속비행체(HGV)를 탑재한 화성-11마형 미사일이 보인다. 노동신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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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극초음속미사일
사진에는 화성-11마라고 적힌 글라이더형 극초음속 활공체(HGV) 탄두가 장착된 미사일 2기가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것이 드러났다. 화성-11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북한 제식 명칭이다.
KN-23은 종말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는 풀업 기동을 할 수 있다. 풀업 기동을 위해 비행거리도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보다 늘어나서 최대 800㎞를 넘나든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 영토에서 우크라이나 내륙 표적을 향해 발사됐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성능개량에 힘입어 정밀도가 크게 향상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 패트리엇(PAC-3)의 요격 시도에 직면하고 있다. 비행 종말 단계에서 요격회피 기능이 있는데도 격추율이 37%에 달했다.
이들 미사일은 종말단계에서 요격회피기동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속도가 감소한다. 킨잘의 경우엔 속도가 마하 3을 약간 웃돌 수준이다. PAC-3가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러시아군은 이스칸데르와 킨잘의 유도 소프트웨어를 개량, 종말단계에서 지그재그 또는 급강하 비행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행 경로와 요격회피기동을 바꿨다. 이에 따라 PAC-3의 요격 성공률은 크게 감소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오른쪽에 극초음속비행체(HGV)를 탑재한 화성-11마형 미사일이 보인다. 노동신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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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화성-11마를 한국군이 막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지상 레이더 기지나 지대공미사일 포대에선 표적과 요격탄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사전에 정밀하게 예측한 뒤, 요격을 시도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활공 및 변형 기동을 통해서 이같은 절차를 무력화한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서 전반적인 교전절차를 빠르게 하면서 항적정보를 일선 포대에 신속·정확하게 제공하면 요격률이 높아진다.
현재 개발중인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Ⅲ가 전력화되면 기존 PAC-3 등을 통해 요격이 가능하다.
개발이 완료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도 미사일방어망을 두텁게 하는 효과가 있다.
L-SAM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L-SAMⅡ 중에서 풀업기동을 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활공단계 요격유도탄 개발은 기술적 난도가 높다. 핵심기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군의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 발사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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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드론·재래식 무기도 선보여
3M-54E는 종말 단계 속도가 마하 2.9에 달하는 무기다. 북한이 기존에 개발했던 대함미사일보다 성능이 향상된 것이다. 실제 전력화 과정을 거쳐 최현급 구축함 등에서 운영하면 한국 해군에 일정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던 ‘북한판 스트라이커’ 차륜형장갑차도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였다.
차체 뒤쪽에 대구경 박격포를 탑재한 자주박격포가 그것이다. 미국산 스트라이커 장갑차도 120㎜ 박격포를 탑재한 M1129가 있는데, 북한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자주박격포를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군 관계자들이 자주박격포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륜형장갑차를 보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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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차체에 주포와 포탑을 얹은 것도 등장했다. 120㎜ 주포 탑재 이탈리아산 센타우로 장갑차와 유사한 형태의 모형이 지난해 공개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포탑 크기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도 등장했다. 한국군의 소총사격드론과 유사한 형태의 드론은 RPG-7 로켓 및 폭탄과 함께 놓여있었다. 폭탄을 사용해서 지상 폭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분·소·중대급 지상부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쿼드콥터형 드론과 자폭드론도 대거 등장했다. 지상작전에서 드론 사용을 확대하려는 북한군의 의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러시아산 지대공미사일체계 소스나(Sosna)와 비슷한 무기도 등장했다.
2018년 처음 공개된 소스나는 MT-LB 궤도형 장갑차 차체에 요격미사일 12발을 설치한 형태다. 사거리 10㎞, 요격고도 5㎞로 순항미사일, 항공기 등을 요격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간부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노동신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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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나는 러시아 해군의 근접방어체계(CIWS)인 팔라시를 지상형으로 만든 것이다.
팔라시는 기관포 2문과 대공미사일 8기를 탑재한 채, 아군 군함에 접근하는 미사일 또는 항공기를 최대 15㎞ 거리에서 요격한다. 소스나는 기관포를 제거하고 미사일을 늘린 형태다.
북한은 최현급 구축함에 러시아산 최신 CIWS인 판치르-ME를 탑재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러시아의 무기개발 사례를 본 떠서 판치르-ME를 지상형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지대공미사일 체계를 새롭게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전술유도미사일 발사용으로 추정되는 2연장 발사차량, 소형 로켓 또는 자폭드론 6발을 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발사대를 탑재한 소형전술차량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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