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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등단 20년차 소설가, 외로움 끝에서 발견했다…다정함과 구원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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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외로우면 종말'

    소설가 안보윤 첫 산문집

    뉴스1

    [신간] 소설가 안보윤의 첫 산문집 '외로우면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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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어제가 있다. 어제의 잘못을 외면한 채로는, 어제의 나를 보듬어 안지 않고서는 오늘의 나를 사랑하기 어렵다."

    소설가 안보윤이 등단 20년 만에 처음으로 산문집을 펴냈다.

    산문집 '외로우면 종말'은 안보윤 자신과 세계를 응시하며 건져 올린 문장들로 채워졌다.

    책은 총 3부로 짜였다. 1부 '그날의 줄넘기'에는 어린 시절과 일상의 단상들이 담겨 있다. "네 번째 어금니가 이제서야 난다니, 아직도 덜 자랐네"라는 구절처럼, 작가는 미처 채워지지 못한 삶의 빈틈을 시선으로 끌어와 따뜻하게 포착한다.

    친구와의 대화, 가족의 풍경, 계절의 변화 속에서 그는 '여전히 성장하는 인간'으로서 자신을 돌아본다. 작은 기억의 조각들이 외로움과 마주하면서도 여전히 자라야 하는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부 '외로우면 종말'은 책의 제목과 맞닿아 있다. 이 파트는 타인과 관계 맺는 법, 돌봄의 의미, 인간 사이의 온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주적 단위의 외로움이라면 운석이든 사람이든 한 세계를 끝장낼 수도 있겠다"라는 고백처럼, 외로움은 개인적 감정을 넘어 존재론적 위기로 다가온다.

    그러나 작가는 그 끝에서 손을 내밀어주는 작은 다정함이 구원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타인의 안부를 묻는 마음, 함께 김밥을 말던 기억, 한밤 산책에서 나눈 대화들이 쌓여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3부 '아주 작은 쉼표'는 관계 속에서 발견한 위로와 다정함을 보여준다. 버스 기사와의 짧은 대화, 날씨를 알려주는 가족의 다정한 목소리, 폭설 속에서 건네는 안부 인사 같은 일상의 순간들이 그 예다.

    "오늘 비 온대, 우산 챙겨" 같은 말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애정의 표현이다. 저자는 이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외로움을 밀어내고 삶을 조금씩 지탱한다고 강조한다.

    안보윤은 소설 '악어떼가 나왔다' '오즈의 닥터' 등을 통해 사회적 모순과 인간 내면을 직시해온 작가다. 그러나 이번 산문집에서는 문학적 상상력보다 현실적 체험이 중심에 놓였다. 그는 "내가 밉고 싫고, 세계가 불공평하게 보이던 시절을 건너왔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연대와 다정함을 믿고자 한다"고 밝혔다.

    저자는 이처럼 외로움이라는 개인의 감정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한다. 결국 외로움의 종말은 타인과 연결될 때, 다정한 목소리가 곁에 있을 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외로우면 종말/ 안보윤 지음/ 작가정신/ 1만 5000원

    뉴스1

    [신간] 소설가 안보윤의 첫 산문집 '외로우면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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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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