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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美증시 고점 우려에도…목표가 높이는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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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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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월 이후 미국 증시가 큰 조정 없는 상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월가에선 S&P500지수가 더 오를 것이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월가의 예상보다 빠르게 증시가 상승하면서 부랴부랴 목표치를 올려 잡는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 이상이라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AI 거품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 역시 커지는 형국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전날 소폭 하락에도 지난 4월 8일 대비 35% 상승했다. 4월 8일은 미국의 상호관세 협상 1차 마감 시한이었다. 반년 새 35% 이상 상승했지만 조정을 경고하는 목소리 대신 월가 금융사들은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S&P500지수 연말 목표치를 6600에서 6800으로 상향했다. 몬트리올은행(BMO)과 야데니리서치도 각각 기존 6700, 6800 수준이던 연내 목표치를 모두 7000으로 올려 잡았다. 내년 S&P500지수가 9000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에버코어ISI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내년 S&P500지수가 77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30% 확률의 '버블 시나리오'에서는 90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7000 선은 7일(현지시간) 종가 6714.59 대비 4%가량 높은 수준이다. 연말까지 3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월가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전망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승을 전망하는 쪽에서는 실적과 유동성을 근거로 내세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섹터는 AI 관련주의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왔다. 지난 2분기 S&P500지수 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로, 올 7월 초 전망치였던 17.7%를 크게 웃돌았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전략가는 "현재의 멀티플(주가배수)을 뉴노멀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AI가 이끄는 강세장에서는 미래 수익이 선반영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올 4분기 미국 증시의 계절적 요인을 주목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스포크투자그룹에 따르면 S&P가 산출하는 대표지수(S&P90·S&P500)는 1928년 이후 분기 평균 2.1% 상승했는데 4분기에는 2.9% 올랐다. 4분기에 좋은 성과를 내는 미국 증시의 계절성은 회계연도 마감과 '산타 랠리' 등 영향이다. 3분기에 회계연도를 마감하는 미국 기관들은 손익 정산을 위해 9월에 주식을 매도한 뒤 10월에 재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S&P500지수는 올 1분기(-4.59%)에 하락했지만, 2분기(10.57%)와 3분기(7.79%)에 강하게 반등했다. 4분기에는 4.66%만 올라도 7000 선을 돌파하게 된다. S&P500지수는 4분기에 들어선 뒤 5거래일 동안 0.39% 상승했다.

    다만 최근 들어 AI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불안 요인이다.

    지난달 오픈AI와 엔비디아가 최대 1000억달러 규모 협력을 발표했을 때도 양사 간 순환거래가 AI 거품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전날 오라클의 마진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AI 관련주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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