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그룹 내 로봇 관련 회사를 하나로 묶어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 부문 인수에도 나섰다.
8일 소프트뱅크그룹은 스위스 로봇·자동화장비 전문회사인 ABB의 로봇 사업을 53억7500만달러(약 7조6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ABB가 로봇 사업을 별도의 회사로 분사하면 소프트뱅크그룹이 이를 인수하는 형태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미국 등 규제당국의 독과점 심사를 거쳐 내년 중·후반에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ABB는 산업용 로봇 강자다. 로봇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23억달러(약 3조2800억원), 영업이익은 2억8000만달러(약 3900억원) 수준이다.
손정의 "피지컬 AI가 미래" … 산업용 로봇 사업 공격 확대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사진)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회사의 차세대 투자 분야는 '피지컬(물리적 형태가 있는)' AI"라며 "ABB의 로봇사업을 기반으로 초인공지능(ASI)과 로봇을 융합해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획기적인 진화를 실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2035년이 되면 인간 지능의 1만배에 달하는 초인공지능(ASI)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ASI 실현을 위해 소프트뱅크는 반도체와 로봇, 데이터센터, 전력 등 4가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 시대에 있어서 로봇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말 그룹 산하의 로봇 관련 회사 20곳을 모아 중간지주사인 로보홀딩스를 설립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58.7%, 그룹 산하 투자펀드인 비전펀드 2호가 41.3%의 지분을 갖는 구조다.
로보홀딩스에는 인간형 로봇과 물류 로봇을 생산하는 소프트뱅크로보틱스, AI 기반으로 로봇을 활용해 물류·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의 버크셔 그레이, 산업용 로봇의 강자 독일 애자일 로봇 등이 포함됐다. 이번 ABB의 로봇 사업도 로보홀딩스와 연계된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소프트뱅크 로봇사업의 핵심 중 하나는 미국에 지을 예정인 '인더스트리얼 파크'"라며 "AI가 제품 수요에 따라 생산라인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형태"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능형 공장의 일종으로 AI를 탑재한 산업 로봇을 공장 제조라인에 투입해 생산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가 미국에서 진행하는 AI 인프라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의 계산 능력을 최대로 활용한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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