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버티는 국내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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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플랫폼 시장 곳곳에서 외국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장악했고 검색 앱에선 구글의 기세가 매섭다. 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꽉 잡고 있으나 최근에는 우버가 네이버와 손잡고 힘을 키우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곳은 미국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월간 사용자수(MAU)는 지난 8월 1457만명에 달했다. 이어 쿠팡플레이 773만명, 티빙 589만명, 웨이브 239만명, 디즈니플러스(+) 225만명 순이다.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 사용자를 단순 합산해도 828만명 수준에 그친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진출할 때만 해도 '찻잔 속 태풍'으로 평가됐다. 국내 서비스 1년이 지난 시점의 가입자 규모가 10만명도 안 되고,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후 넷플릭스는 국내시장 전체를 흔드는 태풍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분주해졌다. 2019년 SK텔레콤은 자사 OTT '옥수수'와 지상파3사 OTT '푹'을 합쳐 '웨이브'를 만들었고 KT는 독자 OTT '시즌'을 내놓았으며,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를 자사 IPTV에 탑재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대항했던 국내 사업자들 가운데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할 드라마·영화를 내놓지 못했고, 콘텐츠 투자보다는 단순 합병으로 덩치만 키우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이른바 K-콘텐츠로 세계적으로도 승승장구했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세계적으로 일종의 문화 현상이 됐다. 제주도 배경의 '폭싹 속았수다', 한국 의료계를 다룬 '중증외상센터'도 누적 시청 규모가 3500만뷰를 넘는 돌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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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용하는 창구인 포털 서비스 시장도 미국 구글이 위세를 키우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 앱의 월간 사용자수(MAU)는 지난 8월 4246만명으로 네이버(4524만명)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구글 크롬 앱 MAU도 4018만명에 달했다. 구글은 전세계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을 애플과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자사 브라우저 크롬을 스마트폰에 선탑재해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특히 11년 전 카카오와 합병한 뒤 올해 분사한 '다음'의 MAU는 698만명에 그치는 등 시장 지위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다음의 MAU는 지난해 말 791만명에서 더 쪼그라들었다. 지난 5월 카카오에서 분사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도전장은 내밀자마자 접어야 했다. 최근 카카오는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숏폼(짧은 동영상) '틱톡'처럼 바꿨으나 여론 악화 탓에 기존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가 9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미국 '우버 택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우버 택시가 네이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자사 구독형 서비스 '우버 원'의 12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키로 하는 등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이 주목되는 또한가지 이유는 네이버가 지난해 말 넷플릭스와 협력해 선보인 광고형 상품이 큰 성과를 거둔 전례 때문이다. 넷플릭스측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기준 신규 가입자 가운데 55%가 광고형을 선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었고, 회원수도 분기 기준 30% 증가했다"며 "저희도, 네이버도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네이버와 우버는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에게 우버 택시를 탈 때 이용할 수 있는 최대 1만원 혜택과 함께 택시 요금의 최대 10%를 적립해 다음 승차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우버 택시는 이런 프로모션과 함께 가족 구성원을 하나의 계정에서 관리할 수 있는 '가족 계정', 직관적 사용자 환경(UI) 등을 선보이며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버 택시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우버 택시의 핵심 파트너인 기사들에게도 안정적이고 더 많은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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