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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철강 고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4000억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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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관세 25%→6월 50% 단계적 인상 ‘직격탄’

    양사 2분기 영업익 맞먹는 수준…EU 관세도 악재

    이데일리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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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미국의 고관세율 조치로 우리나라 양대 철강기업,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내야 할 관세가 4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2분기 양사의 영업이익에 맞먹는 액수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부산 남구·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이 10일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각각 받은 대미 관세 납부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세가 부과된 3월부터 12월까지 내야 할 금액은 총 2억 8100만 달러,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가 우리나라 철강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포스코의 대미 관세는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 인터네셔널에서 납부한다.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 상사가 제품별로 나눠서 미국 측에 납부하지만, 모두 현대제철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의 대미 관세 납부액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실은 각 회사와 협의 결과, 회사별 관세 납부액은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박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관세율 25%가 적용된 3월~5월에는 1150만 달러, 1220만 달러, 3330만 달러의 관세를 미국에 냈다. 하지만 관세 50%가 적용된 6월에는 납부액이 4260만 달러로 급증했으며, 이후 3월부터 8월까지 낸 금액은 총 1억 4700만 달러, 한화로 약 21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9월부터 12월까지의 관세는 매월 3000억 달러 이상씩 총 1억 3400만 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올 상반기와 평년·전년 수출량, 시장 상황 등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다. 한국철강협회는 박수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미국 전방산업 경기 둔화와 관세 영향 등으로 올 하반기 한국산 철강제품 미국 수출은 상반기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 관세 부과와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로 우리 철강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8월까지 수출량은 173만 톤(21억 4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철강협회는 “지난 3월 관세 25% 부과 이후에도 미국 내수가격 상승으로 수출을 유지했지만, 6월 50% 부과 이후 급감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을 올해 대미 관세 납부에 모조리 써야 한다”며 “우리 철강 업계는 미국에게 관세 50% 직격탄을 맞고 이번 EU의 관세 50% 부과 계획 발표까지 더해져, 불난 집에 벼락 맞은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이재명 정부는 철강업계를 비롯한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한미 관세 협상을 빠르게 타결해야 한다”며 “반미 버티기 방식으로는 기업 고통만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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