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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 밀도 1등' 한국… 부품 국산화로 中 굴기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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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봉법 리스크에 자동화 급부상
    에스비비테크·하이젠알앤엠 등
    국내 중기 기술 자립 속속 성공
    정부도 휴머노이드 강국 힘 실어
    업계 "中같은 전방위 지원 기대"


    파이낸셜뉴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스팟 다리 부품을 들어 접는 동작을 구현하는 모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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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통과 이후 인건비 부담과 산업재해 책임 강화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로봇 자동화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핵심 부품 국산화에 나선 중소기업들도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등 산업 전환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은 근로자 1만명당 제조용 로봇 1012대를 운용, 세계 평균(162대)의 6배에 달하는 '로봇 밀도 1위' 국가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2023년 국내 로봇산업 매출을 5조9805억원으로 집계했으며, 제조용 로봇이 절반(2조9903억원)을 차지했다. 서비스용 로봇은 1조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성장했다.

    노동 리스크는 로봇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지난 8월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주요 로봇 관련 상장사 주가가 평균 10% 상승했다. 오지윤 명지대 교수와 라이언 마이클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연구에 따르면 임금이 10% 오르면 자동화 도입 비율은 2.8% 증가하고, 설비투자 공장의 38%가 고용을 줄였다. 로봇 도입이 효율 보조를 넘어 노동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로 진입한 셈이다.

    국내 로봇 기업의 98% 이상은 중소기업이다. 여전히 일본, 독일 등 외산 부품 의존도가 높지만, 일부 강소기업들이 기술 자립에 성공하고 있다.

    핵심은 부품 국산화다. 에스비비테크는 국내 최초로 하모닉 감속기를 국산화했다. 모터 회전력을 감속시켜 토크를 증폭하는 감속기는 로봇의 정밀 제어와 안정적 동작을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모터·제어기까지 개발 영역을 확장하며 구동 계통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하이젠알앤엠은 국내 최초 서보모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서보모터는 미세한 힘 조절이 필요한 정밀 작업용 모터로, 협동·웨어러블·휴머노이드 등에 적용된다.

    케이엔알시스템은 고성능 소형 서보밸브를 국산화해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서보밸브는 고압 유체 유량을 조절해 액추에이터 움직임을 제어하는 유압시스템 핵심 부품으로, 기존 수입 제품 대비 유량 제어 정밀도·소형화·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물론 국내는 아직 핵심 부품 국산화율이 낮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제조용 로봇의 구조부·제어부 부품 국산화율은 50% 수준이다.

    반면 중국의 굴기는 거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중국 로봇산업 시장 규모가 470억달러(약 64조4000억원)로 전 세계 4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용 로봇 설치량도 세계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서보 드라이버 국산화율은 90%, 모터·감속기 등 구동부 부품 국산화율은 70%에 달한다.

    이에 업계는 'K휴머노이드 연합'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올해 4월 출범한 산학연 민관 협력체로, 2030년까지 글로벌 '휴머노이드 3대 강국' 진입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K휴머노이드 연합에서 로봇사와 부품사간 연합과 로봇산업협회 산하 부품협의체 발족 등으로 빠르게 국내 로봇 부품 국산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중국처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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