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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선거와 투표

    "이대로면 서울·부산도 어려워"... 정청래 '강경 행보'에 커지는 지방선거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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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 일변도' 개혁 행보에 당내 우려 커져
    "정 대표 행보 비해 과도한 비판" 엄호도
    鄭, 김어준 방송서 눈물 흘리며 '충심' 호소


    한국일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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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일변도' 개혁 행보가 당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정대 원팀'을 앞세워 국정감사와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나섰지만, 정 대표의 거침없는 언행이 중도층 이탈을 재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이대로라면 부산시장은커녕 서울시장 탈환이 쉽지 않다"(중진 의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누구보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방선거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12일 "지지층이 다섯 걸음 앞서면 당은 두 걸음만 쫓아가는 게 일반적인데 지금은 정 대표가 다섯 걸음을 앞서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중도층이 승부를 가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은 정 대표 취임 전 43%(7월 3주)에서 35%(9월 4주)로 8%포인트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 직무에 대한 긍정 평가도 같은 기간 8%포인트 하락했지만, 54%(9월 4주)로 그나마 과반은 유지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선 서울시장을 이기면 대통령 덕분이고, 지면 정 대표 탓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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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정무수석이 1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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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요 탈환 대상으로 꼽고 있는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산은 같은 기간 10%포인트,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은 7%포인트 하락했다. 충청권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추석 기간 지역 유권자 가운데 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민주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집토끼만 잡으려다가 산토끼를 놓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 역시 "내란 청산과 개혁을 마다할 사람은 없겠지만, 지금처럼 시끄럽게 밀어붙이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커지는 우려 목소리에 정 대표 측은 엄호에 나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거나, 당정대 간 이견이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진화에 나섰다. 정 대표가 인터뷰 등 언론 접촉을 하지 않는 것도 자기 정치 대신 '집권 초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싣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내에선 "정 대표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과도하게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추석 연휴가 시작한 지난 3일 참모진의 만류에도, 정 대표는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딴지방송국'에 출연했다. '추석 전 검찰청 폐지'라는 자신의 공약 달성을 강조한 동시에 눈물까지 보이며 이 대통령에 대한 충심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감 전날인 이날도 "사법부 독립과 신뢰는 실제로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판결하고 '그럴 것이다'라는 국민적 인식이 높아야 한다"며 "조희대 재판부 판결(에 대한) 국민 인식은 '아니올시다'고 나도 그렇다"라며 '조희대 때리기'를 이어갔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은 국감을 앞두고 있어 의원들도 일단 지켜 보고 있는 것"이라며 "국감 이후 연말이 되면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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