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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시진핑, 中불황 원치않아 나도 마찬가지” 다시 유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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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對중국 100% 추가 관세’ 엄포 이틀 만에

    “중국 해치지 않고 도우려는 것” 확전 자제

    中도 “싸움 바라지 않아” 전면전 불원 시사

    APEC 앞두고 양국 고위급 물밑협상 가능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100% 인상 등 미중 관세전쟁이 다시 치킨게임으로 비화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시진핑과 좋은 관계이며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유화 메시지를 새롭게 내놔 양국간 무역전쟁이 다시 진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11월1일은 먼 미래...중국과 모든 것 잘될 것” 확전 자제=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매우 존경받는 시(시진핑)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렇다”면서도 “어떻게 될지 보자”고 밝힌 뒤 “11월 1일은 나에게 아주 먼 미래와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에 맞서 대중국 관세 100% 추가인상 ‘맞불조치’를 밝힌 지 이틀 만에 ‘중국과의 정면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한층 유화된 입장을 공식화한 모습이다.

    미국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허용불가 입장을 강조하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여지를 남겼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상대가)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늘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중국과 실무급에서 접촉했으니 지켜보겠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전 세계의 기술 수출에 통제력을 행사하겠다는 이 새 프로그램(수출통제)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폭넓은 관세를 자제했는데도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니 분명한 합의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中 “싸움 바라지 않지만 두렵지도 않다”…전면전 ‘불원’ 시사=중국 상무부는 12일 성명에서 중국이 대화 채널을 통해 관련 국가에 희토류 수출통제를 사전 통보했다고 밝히는 등 자신들 조치를 정당화했다. 미국의 100% 추가 관세 등 맞대응 조치에 대해선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 또한 단호한 상응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힘으로써 대화의 여지는 열어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통해 중국에 대한 유화적 입장을 새롭게 밝힌 것이다.

    미중이 나란히 정면충돌을 피하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양측 무역갈등이 다시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자국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당장 물가 상승 압력을 받는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우려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추수감사절(11월27일)과 크리스마스 연휴 등 미국의 대표적 소비 시즌이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다시 초고율 관세로 맞설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인해 관세 정책과 트럼프 행정부 국정 전반에 대한 지지가 동반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역시 경제적 피해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국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빼들었지만, 대미 관세가 100% 수준으로 올라감으로써 양국 교역이 사실상 단절되는 위험이 있다. 또 미국이 첨단 기술 관련 대중국 수출통제를 강화될 경우 중국 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이 예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APEC 앞두고 미중 고위급 조율 ‘물밑 외교’ 주목=한편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일)를 계기로 한 미중정상회담이 성사됨으로써 11월 중순에 끝나는 ‘미중관세전쟁 휴전’을 연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SNS에서 밝혔지만 같은 날 취재진의 질문에는 APEC 계기에 한국을 찾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우리가 (미중 정상간)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APEC까지 남은 보름여 시간 동안 미중간 고위급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희토류-관세 관련 공방으로 양국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뒤라 상황이 달라졌다. 각자 발표한 상대국에 대한 공격적 조치들을 유예 또는 취소하기 위한 ‘물밑 외교’가 예상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이 제3국에서 만나 격화되는 무역 전쟁 속 세부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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