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국 로봇 기업 유비테크가 공개한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워커S2’. 사진 유비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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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조사인 2023년 기준 국내 제조업용 로봇에 들어가는 구동부품의 해외 의존도는 80.3%에 이른다. 2021년 조사(77.7%) 때보다 높아졌다. 구동부품 수입은 일본 점유율이 97.8%로 사실상 일본에 전량 의지하고 있다. 구동부품은 모터, 감속기 등 로봇이 움직이고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기다.
센서부품과 제어부품의 수입 의존도는 줄었지만,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늘었다.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부품의 수입 의존도는 같은 기간 66.4%에서 51.5%로 감소한 반면 수입물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에서 48.4%로 2배가 됐다. 각 장치의 동작을 지시하는 제어부품 역시 수입 의존도가 51.2%에서 39.7%로 떨어지는 사이 중국 의존도(수입물량 중 중국산 비중)는 22.2%에서 95.8%로 뛰었다.
2차전지는 핵심 소재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음극재의 핵심인 천연흑연의 중국산 의존도는 97.7%, 인조흑연은 98.8%에 달한다. 양극재 역시 전구체와 수산화니켈의 중국 의존도가 각각 94.1%, 96.4%에 이른다.
디스플레이 역시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았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의 경우 RGB 발광소자, 전사 공정장비 등 5개 핵심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90% 이상이었다. 디스플레이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소재인 발광유기소재(Dopant)와 파인메탈마스크(FMM)도 각각 67%, 95%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 전략광물 등 희소금속의 중국 의존도도 높았다.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정해 보호ㆍ육성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로봇, 방위 산업 등도 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 의원은 “겉으로는 기술 초격차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핵심소재는 특정 국가에 편중돼 공급망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언제든 특정국에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꼬집었다.
전략광물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관리하는 희소금속 31종 중 20종은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의 필수 원재료인 니오븀과 규소는 국내 수요 중 각각 78%, 63%를 중국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소재인 갈륨 98%, 흑연 97%, 인듐 93%. 마그네슘 84% 등도 중국 수입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제약 원료인 비스무트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100%다.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 강화로 수급 불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등 전략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강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2023년 8월 갈륨ㆍ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으며 그해 12월 흑연을, 지난해 9월 안티모니를, 올해 2월 텅스텐과 텔루륨 등 5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미ㆍ중과의 관세 갈등 끝에 이달 9일에도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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