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뭉칫돈이 몰렸던 미국채 펀드가 미·중 무역갈등 재발 우려에 다시 수익률이 반등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대에 접어들면서 채권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이 전 거래일 대비 1.91% 오른 것을 비롯해 'RISE 미국30년국채액티브'가 1.77% 오르는 등 대부분의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가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미국 장기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기대에도 올해 수익률은 부진한 편이었다.
정책금리 영향이 큰 단기 금리와 달리 장기 시장금리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물가 지표가 쉽게 내려오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도 낮은 상황에서 올해 8월까지 미국 10년물은 4.25%, 30년물은 4.9%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로 미국 장기채 가격이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7~8월 장기채 펀드를 집중 매수했다. 그러나 결국 가격 회복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지난달부터는 매수세가 약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북미채권 펀드 유입액은 1조2415억원이었지만 최근 한 달 유입액은 689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언급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9.7bp(1bp=0.01%포인트) 하락하며 8월 비농업 고용 발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0년물은 4.051%로 4%에 가까워졌으며 30년물은 4.634%를 기록했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3년 셧다운 당시 같은 데이터 공백과 경기 둔화 우려는 미국채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언급한 뒤 12일(현지시간) 또다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결국 증시나 채권금리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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