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내년 평균공시이율 2.5%…2년 만에 하락
보험사 예정이율도 덩달아 내릴 가능성 커…결국 보험료 인상
불완전판매·부당승환 유의해야
보험 영업현장에서 막차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내년부터 적용될 평균공시이율이 2년 만에 하락하면서 내년 보험료가 약 5~10%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내년도 평균공시이율을 2.5%로 고시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2.75%를 유지하다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평균공시이율이 2.5%가 되는 건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평균공시이율은 보험사별 공시이율을 매월 말 보험료적립금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지표다. 금융당국은 매년 9월 말 이전 12개월 수치를 산출해 10월께 공시한다. 보험사들은 이를 근거로 다음 해 사업계획과 예정이율을 산출한다. 보험사들이 1년 사업을 구상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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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평균공시이율이 하락하면 예정이율도 내린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영해 얻을 것으로 추정하는 수익률이다.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료가 오르도록 연동하며 역마진을 해소한다. 이에 내년도 보험 신규가입자는 기존 가입자보다 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가 5~10%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
생보사들은 장기채권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금리 변화를 느리게 체감하지만 영향을 받는 규모는 손보사보다 더 크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만기환급금이나 해지환급금이 크게 바뀌기 때문이다. 저축성·환급성 상품 비중이 큰 생보사일수록 더 크게 영향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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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운전자보험 등을 파는 손보사들은 단기 운용자산이 많아 시장 금리에 기민한 편이다. 하지만 거시적인 평균공시이율 변화보다는 상품별 손해율과 위험률에 더 민감하다. 최근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어 생보사보다 손보사 상품의 보험료가 더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 보험설계사는 "가족들의 보험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라면 올해 안에 해두는 게 유리하다"며 "특히 실손보험 재가입을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막차 마케팅이 과열되면 보험 고객 입장에서는 불완전판매나 부당승환계약(보험 갈아타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설계사가 제시하는 단순 예상보험료 비교만으로 덜컥 보험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생보사(삼성· 한화·교보·신한)와 5대 손보사(삼성·DB·메리츠·현대·KB)의 부당승환 적발액은 약 32억원으로 최근 5년간(2020~2024년) 총액(59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 5년 만에 개정된 경험생명표가 반영되면서 기존보다 보험료가 약 10% 오를 것이란 막차 마케팅이 판쳤던 영향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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