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독일 동부 코흐스테트에 위치한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무인항공시스템 시험센터에서 무인기(드론) 방어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이른바 '헌터 드론'이 소개되고 있다. 코흐스테트=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독일 정보 수장이 러시아가 2029년 이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13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독일 정보기관 연방정보국(BND)의 마르틴 예거 국장은 이날 연방의회에 출석해 "러시아의 침공이 2029년 이전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며 그저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며 "현재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존재하는 '냉전 같은 평화'가 언제든지 '격렬한 대립'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미 공격받고 있다"며 "러시아는 진짜 의도를 숨기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 국경을 탐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는 유럽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나토와의 직접적인 군사 대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의 시난 셀렌 청장도 이날 "러시아가 독일과 유럽 여러 국가에서 파괴공작(사보타주)을 실행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행동은) 분명 공격적이며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 방해 공작, 무인기(드론) 침입 등 유럽 전역을 상대로 한 작전을 확대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지난 2, 3일 이틀 연속 독일 뮌헨 공항과 연방군 군사 시설 상공에서 드론이 목격됐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미그31 전투기 3대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12분간 무단 진입했고, 드론 19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이에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5일 "2029년 전까지 러시아가 나토 영토에 군사 공격을 할 위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유럽도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이탈리아는 8일 나토의 발트해 항공 치안 임무에 투입된 F-35를 대체해 에스토니아 아마리 공군 기지에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배치했다. 같은 날 나토는 핀란드 미켈리에 북부 지상군 사령부를 공식 개소했다. 유럽연합(EU)은 1일 덴마크에서 EU 회원국의 드론 방어 역량을 높이기 위한 '드론 장벽'에 대해 논의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