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우크라이나방위그룹 회의서
"무임승차자 없어야 한다" 거듭 강조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회의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브뤼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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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략을 막으려면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안보는 유럽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기조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미국은 동맹에 대한 의무를 계속 이행하겠지만 다른 나라들도 국방력을 강화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첫째는 치명적이고 전투력이 있으며 유럽이 주도하는 나토, 둘째는 스스로 방어할 수 있고 나토 국경에서 러시아 침략을 계속해서 억제할 수 있는 전투 능력을 갖춘 우크라이나 군대”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나토 회원국이 자국 국방비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늘리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앞서 나토 회원국은 지난 6월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어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으로 불리는 새 무기 공급 체계와 관련해 “유럽이 비용을 부담하고, 미국이 공급하며, 나토가 배치한다”로 정의하면서 “무임승차자는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PURL은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을 유럽이 부담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 8월부터 가동됐다. 미국산 무기를 공급하지만 자금은 미국이 아닌 유럽이 대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PURL에 비용을 냈거나 기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벨기에∙캐나다∙덴마크∙독일∙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이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도 “영국도 PURL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