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현장 불법 사행산업 신고 접수 및 자체 감시 건수는 2020년 217건에서 2024년 909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불법 도박 신고 접수 및 자체 감시 건수도 2020년 2만928건에서 2024년 5만439건으로 2.4배 늘었다.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가장 최근 통계인 2022년 기준 103조원(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제5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경기 침체 속에서 '한탕주의' 심리가 확산하며 합법 사행산업이 위축되고, 보다 손쉬운 온라인 불법 도박으로 이용자가 급속히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법 도박을 주로 단속하고 지도하는 감시 전문요원·현장조사원 등 공무직 인력은 2022년 26명에서 올해 32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불법 도박의 중심이 온라인과 해외 서버 기반으로 이동하면서 단속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음에도, 감시 건수에 비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도박은 성인층을 넘어 청소년층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범 기소 인원은 2022년 74명에서 지난해 597명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또 지난해 경찰청 특별 단속 결과, 총 9971명 검거자 가운데 47.3%가 19세 미만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단속 인력 확충 등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하지만, 관련 예산은 담기지 않은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2026년 정부 예산안'에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운영 예산은 48억3700만원으로 올해(42억7500만원)는 전년 대비 5억6200만원 증액됐다. 이는 대부분이 '포상금'과 '연구용역비'로 편성돼 있다. 불법 온라인 도박 감시시스템 구축 예산은 지난해와 동일한 4억4500만원으로 동결됐다.
박 의원은 "청소년 도박으로까지 확산된 현 상황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사회적 중독의 전조"라며 "최근 논란이 된 캄보디아 취업 사기도 '적은 노력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도박적 사고의 연장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감시 인력을 제때 늘리지 않으면, 도박 중독국에 서 벗어날 골든 타임을 놓칠지도 모른다"며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를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원 형태로 독립시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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