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필리핀 등 7개국 연례 합동 군사훈련 대응해 자체 훈련
지난 8월 1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 인근을 항해하고 있는 중국 해안경비정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필리핀과 미국·일본 등 7개국이 지난주 남중국해 일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자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 부표 등 구조물을 설치하고 자체 훈련을 수행했다. 중국 해군 함정이 해경에 보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주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부표 2개와 미확인 구조물 2개를 설치한 것을 발견했다.
필리핀 당국은 스카버러 암초 북서쪽 해역에서 중국이 설치한 노란색 부표 1개를 발견했으며 같은 날 남동쪽 암초에서 용도가 불분명한 구조물 2개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일에는 스카버러 암초 안의 석호에 또 다른 노란색 부표가 발견됐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부표·구조물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중국의) 이러한 침략행위에 맞서 국제법과 서필리핀해(남중국해) 해양 관할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국방부와 외교부도 각각 성명을 발표해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 대한 자국의 주권을 강조했다.
이들 부표와 구조물은 필리핀, 미국, 일본, 영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 등 7개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기간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사마사마'로 불린 이번 훈련은 6일 시작해 17일까지 이어졌으며 군함·항공기 실사격 훈련과 대잠수함·대공 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주요 대규모 훈련은 13∼17일에 이뤄졌는데 중국은 이 시기에 맞춰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인력과 전투기를 보내고 부표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 기간에 101형·301형 등 대형 해경선 두 척도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 파견했다고 필리핀 언론은 전했다.
중국군은 필리핀과 미국 등의 합동훈련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스카버러 암초 남서쪽 해안에서 자체 군사훈련도 실시했다.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군 보급 함정이 해경 함정에 보급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SCMP는 필리핀 ABS-CBN 방송 보도를 인용해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지난 17일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군 군함 2척과 해안 경비정 4척, 해양 민병대 함정 여러 척을 감시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885' 함번이 적힌 중국 해군 보급선 칭하이후(靑海湖)함은 해안 경비정에 재보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칭하이후함은 만재 배수량 3만7천t(톤)인 908형 보급함으로 1996년 취역했다.
칭하이후함이 해경 함정에 보급 작전을 수행한 것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해군과 해안경비대 간의 공조가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SCMP는 전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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