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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 관세 전쟁 국면서 한일과 3자 통화스와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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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 워싱턴서 논의"
    한국은행은 "사실 아냐...논의한 적 없다"
    "미중 경쟁 국면서 한일 포섭 의도" 분석도


    한국일보

    판궁성(왼쪽부터) 중국 인민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4차 한중일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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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역내 금융 안전망 강화와 위안화 사용 확대를 위해 미국의 동맹인 한국·일본과의 3자 통화스와프 추진을 제안하고 나섰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총재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 기간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통화스와프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총회를 계기로 방미한 한중일 3국의 중앙은행 수장들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제14차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가졌다.

    통화스와프는 각국이 약속된 환율로 서로의 통화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거나 특정 통화로의 부채 상환 위기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수단이다. 한중일 개별 국가 간에는 이미 양자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은 2020년 10월 4,000억 위안(약 80조 원) 규모의 5년 만기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이달 만료된다. 일본과 중국은 2024년 3년 만기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한중일 3국 간 통화스와프가 어떤 형태로 체결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SCMP는 "통화스와프 협정 형태나 2000년 5월 출범한 아시아 역내 통화스와프 협정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CM)'에 포함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면서 "추가 논의가 이달 말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체결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중 간 대결 구도가 격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을 홀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상징적 차원에서 한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우호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 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3자 통화스와프 제안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중국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현실화되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이날 "외신에서 언급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한중일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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