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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국방과 무기

    SLBM 10기 탑재 가능… 리튬 전지로 잠항시간 대폭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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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첫 3600t급 잠수함 장영실함

    조선일보

    22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에서 3,600톤급 잠수함 장영실함(SS-III Batch-II 1번함, 길이 89m) 진수식이 거행되고 있다./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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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해군의 첫 3600t급 잠수함인 장영실함(SS-087)의 진수식이 22일 경남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열렸다.

    장영실함은 길이 89m로 도산안창호급 잠수함(3000t급·길이 83m)보다 커졌고 탐지 및 타격 능력, 은밀성, 생존성 등 여러 측면에서 성능이 한 단계 향상됐다고 평가된다. 납전지 대신 리튬전지를 활용하면서 잠항 시간이 늘어났다. 현무-4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VLS)이 10개로 기존 도산안창호급(6개)보다 화력도 강화됐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우리 기술로 건조된 장영실함은 스마트 정예 강군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SLBM이 탑재된 잠수함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억지하고, 적의 해상 전력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무기다. 그래서 신형 잠수함 진수식에는 역대 대통령이 빠짐없이 참석했었다.

    1992년 장보고급(1200t) 국내 조립 1번함인 이천함 진수식에 노태우 대통령이 참석한 이래, 손원일급(1800t) 1번함인 손원일함 진수식에는 노무현 대통령, 3000t급 첫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상황이었지만 진수식에서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 전략”이라고 했다. 재임 기간이 1번함 진수와 겹치지 않는 경우였던 김영삼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각각 장보고급 3번함인 최무선함과 손원일급 4번함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해 국방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진수식에는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총리, 안규백 국방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이 없었고, 김 총리는 충남 공주와 대구를 방문했다. 안 장관도 공개 일정 없이 업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이 대통령 참석을 예상하고 진수식을 준비했지만 이후 불참으로 정리되자 당혹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장영실함 진수식에 참여할 경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난 정부 성과를 홍보해주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정부 주요 인사의 불참을 두고 정부가 북한을 자극할 우려에 ‘로키’ 기조로 진수식을 치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산안창호·장영실급 잠수함은 탑재된 탄도미사일로 북한의 지휘부, 미사일 기지 등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대통령과 국방 장관이 ‘자주국방’을 강조하면서도 진수식에는 불참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로키로 나서도 북한 도발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8조원 규모로 알려진 폴란드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폴란드어로 범고래) 사업’ 수주를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특사로 파견했는데, 우리 군 최신예 잠수함 진수식에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자연스럽게 한국 잠수함 기술력 홍보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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