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불만에 베레모 보급 폐지키로
설문조사서 93%가 챙 모자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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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베레모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2027년부터 다시 챙이 달린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지정해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달부터 베레모와 전투모 혼용 확대를 1단계로 시범 적용 중이다. 휴가와 외출·외박 때도 베레모와 전투모를 혼용할 수 있도록 한 것. 11월까지 시범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에 군인복제령 개정을 건의하고, 이후 2단계로 2027년 기본 군복 개정을 거쳐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지정한 뒤 보급 수량을 1개에서 2개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육군은 2011년부터 전투모 대신 특전사가 착용하던 베레모를 전 장병에게 보급해 왔다. 강인한 이미지를 주고, 전투모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베레모는 챙이 없어 햇볕을 막지 못하고, 통풍이 잘 안 되는 소재로 만들어져서 기능성이 떨어진다는 장병들의 불만과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해마다 폭염이 심해지는 여름철에 착용·관리가 어렵고, 전투시에는 방탄 헬멧을 착용하므로 전투력 향상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따라 육군은 그간 베레모 및 전투모 착용 지침을 꾸준히 개선해 왔다. 2020년 3월에는 베레모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형 전투모를 개발해 보급했고, 같은 해 8월엔 흐리고 비 오는 날에는 영내에서 전투모를 쓸 수 있도록 했다. 2021년 2월에는 휴가와 외출·외박 등을 제외하고 영내·외에서 전투모를 착용할 수 있게 했다. 이후로도 베레모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결국 베레모의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 기본 군복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올 1월 육군이 8개 부대 장병 17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베레모보다 전투모를 선호하는 비율이 93%로 집계됐고, 전투모로 군모를 단일화하는 데 찬성한 비율도 65%로 나타났다. 베레모와 전투모를 함께 착용함에 따라 예산이 중복 투입되고, 베레모 제작 업체가 단 한 곳이어서 조달 지연이 빈번하고 품질 개선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불편한 군모 착용을 강요하기보다 장병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군모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군의 역할”이라며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해 베레모를 폐지하고, 육군의 상징성을 살린 새 군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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